GGG도 호야처럼 절레절레 “메이웨더-맥그리거 보다”
런던서 기자회견 열고 메이웨더-맥그리거전 폄하
9월 알바레즈와의 드림매치 관심 높이려는 의도도 깔려
WBA·WBC·IBF 미들급 통합챔피언 ‘GGG’ 게나디 골로프킨(35·카자흐스탄)이 세기의 대결(?)을 깎아내렸다.
49전 49승 무패 복서 메이웨더(40·미국)와 UFC 최초 '두 체급 동시 챔피언'에 올랐던 맥그리거(29·아일랜드)는 8월27일(한국시각) 미국 라스베이스 T-모바일 아레나서 한계체중 154파운드(69.85kg)로 복싱 룰에 따라 일합을 겨룬다.
둘은 이번 경기로 1000억원이 넘는 돈을 벌게 될 것으로 보인다. 입장수익과 PPV 판매수익, 스폰서 협찬도 따라붙는다.
지난 1월 화이트 대표가 둘의 대전료로 각각 2500만 달러(약 280억원)를 주겠다고 했지만, 메이웨더는 1억 달러(약 1120억원)를 요구한 바 있다. 메이웨더는 2015년 매니 파퀴아오(38·필리핀)와의 맞대결에서 1억 달러(약 1130억원)를, 맥그리거는 지난해 11월 UFC 202에서 300만 달러(37억원)를 받았다.
이를 놓고 골로프킨은 혀를 찼다. 골로프킨은 20일(한국시각) 런던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복싱 팬들은 나와 알바레스, 메이웨더와 맥그리거의 매치 중 어느 것이 진짜 복싱인지 알고 있다"라고 했다. 이어 "쇼를 보기 원한다면 메이웨더-맥그리거전을 보라. 돈을 벌기 위한 쇼에 불과하다. 진정한 복싱을 보고 싶다면 나의 게임을 보라"고 말했다.
틀린 말은 아니다. 복싱 룰로 싸운다는 자체가 맥그리거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하기 때문이다. 맥그리거가 자랑하는 프론트 킥을 비롯한 다양한 변칙 킥이나 공격도 불가능하다. 게다가 메이웨더의 위빙-더킹과 전후진 스텝은 맥그리거를 크게 흔들 수 있다. 맥그리거가 제대로 된 자세를 잡고 치명적인 카운터를 꽂기 어려워진다.
복싱 강자들을 한두 명이라도 꺾고 치르는 것이라면 혹시나 할 수 있지만 맥그리거에게는 비즈니스 이상의 의미를 가지기 어려워 보인다. 일각에서는 “메이웨더가 마음만 먹으면 원하는 라운드에 끝낼 수 있을 것”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그야말로 돈만 노린 서커스 매치가 될 수 있다.
골로프킨이 둘의 대결을 폄하한 것은 자신의 게임과도 관련이 있다. 골로프킨은 9월17일 같은 장소에서 사울 카넬로 알바레스(26·멕시코)를 상대로 미들급 타이틀 방어전을 치른다.
알바레즈는 51전 49승(34KO) 1무 1패 전적의 강자다. 지난해 9월 WBO 주니어 미들급 타이틀전에서 챔피언 리암 스미스를 9라운드 KO로 꺾고 챔피언에 등극했다. 2013년 메이웨더에 당한 판정패가 유일한 패배다.
전설적인 복서 델 라 호야도 강도 높게 비난했다. 델라 호야는 “둘의 대결은 서커스 쇼에 불과하다. 유명한 서커스인 링링브라더스가 마을에 온 걸 보는 느낌이다. 맥그리거는 프로 복싱 경기에서 한 경기도 소화하지 않았다. 권투나 격투기에 대해서 아는 사람이라면 이 경기에 기대를 할 리가 없다”고 말했다.
델라 호야는 골든보이 프로모션 CEO로 골로프킨과 알바레스의 ‘드림 매치’를 성사시킨 인물이다. 호야는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미국의 유일한 복싱 금메달리스트로 슈퍼페더급(58.97㎏)부터 슈퍼웰터급(69.85㎏), 미들급(72.57㎏)까지 6체급을 정복한 전설적인 복서다. 2008년에는 미국 올림픽 명예의 전당에도 이름을 올렸다.
2007년 메이웨더에게 패했고, 2008년 12월 매니 파퀴아오에 8회 TKO로 무너지자 프로 통산 전적 39승(30KO) 6패를 남기고 은퇴했다. 은퇴 이후 자신이 설립한 골든보이 프로모션 운영에 매진해왔다.
어떤 복싱팬이 보더라도 서커스쇼와 진정한 복싱 매치를 구분할 수 있다. 눈살을 찌푸리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복싱팬들도 많다. 하지만 세기의 복싱 대결을 앞두고 한 달 앞서 열리는 메이웨더-맥그리거전에 관심을 빼앗기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진정한 복싱이 아닌 돈벌이용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지만 팬들의 관심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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