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무, 다른 현안 살리기 위한 '희생 카드'로 활용되나
해명기회 청문회 뒤 여론 반전 없으면 임명 재고 사전 교감설
야당 반대하는 타 후보자나 추경안 뚫는 카드로 사용될 여지
송영무 국방부장관 후보자가 여권이 버리는 카드로 전락할지 주목된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송 후보자를 청와대와 여권이 사실상 버리는 카드로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송 후보자는 인선 발표 당시 문재인 정부의 주요 과제인 ‘국방개혁’과 ‘방산비리 척결’의 적임자로 소개됐었다. 그러나 송 후보자에 대한 의혹들이 양파껍질 까듯이 연일 터져 나오면서 여권 내부의 시각도 곱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가 인선 당시 발표했던 송 후보자의 위장전입 사례가 한 건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무려 4건에 달했고, 월 3000만원 자문료를 받는 것에 대해 “서민들이 모르는 세상이 있다”고 말하면서 국민정서를 불편하게 했다.
여기에다 청와대도 몰랐던 음주운전 사실이 불거지면서 여권 내부에서도 송 후보자에 대한 분위기가 싸늘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한 초선 의원은 송 후보자에 대한 의혹에 대해 “생각했던 것보다 의혹 사안들이 청문회에서 쉽게 넘어가기 어려운 수준”이며 “국민 시각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도 꽤 있어 당 내부에서도 고심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추가로 쏟아져 나오는 송 후보자의 의혹들에 여권 내부에서는 당초 인사청문회를 통해 후보자가 해명할 기회는 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고, 인사청문회 이후 여론의 추이를 살펴 임명 여부를 판단하자는 기류가 감돌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분위기 탓인지 인사청문회를 지켜본 국회 국방위 소속 여야 의원실 보좌진들은 송 후보자가 다소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힘들어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고 입을 모았다.
정치권에서는 송 후보자의 무기력한 모습이 청와대와 민주당에서 보낸 모종의 시그널 때문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송 후보자 명예를 생각해 인사청문회를 통해 해명 기회를 주겠지만 분위기가 반전되지 않으면 임명을 재고할 수밖에 없다는 식의 언급이 있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국회 국방위 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송 후보자를 진짜 국방부 장관으로 만들고 싶었다면 지난해 20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공천에서 왜 탈락 시켰겠냐”며 “내부 검증도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에 비례대표 공천에서 탈락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송 후보자 외에도 야당이 반대하고 있는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와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중 한 사람이 버리는 카드로 사용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송 후보자 카드와 한국당의 일자리 추경 심사 참여 카드를 맞바꾸는 가능성도 점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들의 반대 속에 송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할지, 아니면 타 후보자나 추경예산안을 뚫는 희생 카드로 사용될지 대통령의 선택이 주목되고 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