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공동성명 발표까지 7시간 걸린 이유는?
문구조정 등 합의문 작성 지연…백악관 '늑장' 한몫
30일(현지시각)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끝난 뒤에도 청와대는 긴장감을 놓지 못했다. 첫 정상회담의 결과물인 '한미 공동성명'을 매듭짓지 못했기 때문이다. 성명은 곡절 끝에 양국 정상의 공동언론발표 후 7시간이 넘어서야 공개됐다.
이례적 7시간 지연 발표…'조율 실패설'에 한때 긴장감
'7시간 지연발표'는 통상 양국 정상의 기자회견에 앞서 공동성명이나 합의문 등이 발표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더욱이 이날 오후 4시쯤 트럼프 대통령이 뉴저지주의 베드민스터 골프 클럽으로 주말 휴가를 떠났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양국이 공동성명 조율에 실패한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미국 측이 이미 합의된 공동성명 문안의 수정을 요구하거나 발표 자체를 뒤엎으려는 것 아니냐는 추측 등이 나돌면서 청와대는 진땀을 빼야했다.
정부, 백악관 '늑장' 빈번했다…일본·인도와는 1시간 안돼 발표
지연 배경에는 성명에 담긴 문구를 놓고 양국이 막판까지 줄다리기를 벌인 점이 작용했다. 문서에 들어가는 미세한 문구나 표현 자체에도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외교문서의 특성 때문이다.
무엇보다 라인스 프리버스 대통령 비서실장이 성명 발표안에 결재를 하지 않으면서 백악관 발표가 늦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은 구체적 이유에 대해 특별한 설명이 없었다.
결국 백악관은 원안 그대로의 공동성명을 이날 오후 7시쯤 발표했다.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이 같은 '늑장'이 빈번했다는 게 우리 정부 측 설명이다.
실제 트럼프 정부에서 정상급 성명을 채택한 베트남의 경우 정상회담 당일 밤늦게 공동성명이 공개됐고,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공동성명도 사흘 뒤 발표됐다. 다만 일본과 인도와는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1시간이 안돼 공동성명이 발표됐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정부에선 정상회담이 끝날 때까지 공동성명이 발표되지 않은 상황이 이례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백악관의 이른바 '갑질' 외에는 발표 지연에 대한 명확한 이유를 설명하진 못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