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 전 차관 '오락가락'...허위진술 놓고 법정 공방 치열
특검 조사때와 법정 진술 상이...증언 신빙성 의문
최순실과의 관계도 애써 회피...중언부언하기도
특검 조사때와 법정 진술 상이...증언 신빙성 의문
최순실과의 관계도 애써 회피...중언부언하기도
'국정농단 사건'의 주범인 최순실씨가 추천해 차관 자리에 오른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은 특검 수사과정에서 허위진술한 것을 인정했다. 하지만 그 이유에 대해서는 명확히 답변하지 못하면서 진술의 신빙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김 전 차관은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진동) 심리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 등 삼성 전·현직 임원 5명에 대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 특검 수사 과정에서 자신이 허위진술을 했다는 점을 인정하며 사과했다.
김 전 차관은 특검 수사 과정에서 최순실씨를 알게 된 시점이 지난 2014년 2월로 진술했으나 법정에서는 그보다 앞선 지난 2013년 10월 말이었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진술 번복을 인정하면서도 당시 왜 허위로 진술했으냐는 삼성 측 변호인의 질문에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모호한 입장을 취해 진술의 신빙성을 놓고 공방이 펼쳐졌다.
김 전 차관은 변호인이 “취임 후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최씨에게 잘 해주라고 했다는데 사실이냐”라고 묻자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이에 변호인이 “또 거짓말 하는것이냐”라고 묻자 “제가 잘못 이야기한 것이다”며 “법정에서는 거짓말 하지 않는다”고 받아쳤다.
변호인이 “특검 조사시 검찰이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최 씨 존재를 알고 있었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주력했는데 이에 대한 진술을 받아내기 위한 의도에 편승해 (선처받기 위해) 허위 진술을 한 것인가”라고 묻자 “그건 아니다”며 강하게 부인했다.
변호인단과 증인간의 공방을 지켜보던 재판부도 답답한 듯 신문에 개입했다. 재판부가 “허위 진술을 한 이유가 무엇이냐”라고 묻자 김 전 차관은 “김기춘과 최순실이 아는 관계로, 진술이 최 씨를 만난 것으로 돼 있어서 그랬다”고 답변했다.
이에 재판부가 “사실을 말하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냐”며 재차 묻자 그는 중언부언한 답변을 이어갔다. 급기야 재판부가 “이해가 잘 안 가지만 일단 알겠다”고 말하며 넘어갔다.
이날 재판에서 김 전 차관은 "박 전 대통령과 최 씨 관계를 단지 아는 사이라고만 판단했다"면서 "국정농단을 할 정도로 깊은 관계인 줄은 몰랐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최 씨가 자신을 차관으로 추천한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서도 최 씨와의 관계가 밀접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도 추천했다"는 점을 피력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김 전 차관은 “2014년 5월부터는 최순실과 통화하고 만나기도 했지만 정기적으로 만난건 아니다”면서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2014년 이후 평균 한 두달에 한 번 정도 만난 것 같다”고 말했다.
문체부 차관의 신분으로 최 씨를 만나고 청탁을 들어 준 이유에 대해서는 “거기에 대해서는 ‘죄송합니다’라고 말하고 있다”며 “안 만났으면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질문을 회피하는 듯한 대답을 하자 방청객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하지만 변호인단이 이에 대해 재차 질문하자 “제가 하고 있는 일에 관심도 있고 대통령과 친분도 있고 해서...”라며 말 끝을 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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