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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심야 1만여km급 ICBM 미사일 기습 발사...새벽 긴급 NSC 소집


입력 2017.07.29 04:28 수정 2017.07.29 04:32        이충재 하윤아 기자

문재인 대통령, 29일 오전 1시 국가안전보장회의 긴급 소집

정상각도 발사시 사거리 1만㎞ 안팎 추정…신형ICBM 가능성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5년 경기도 연천 태풍전망대에서 포격도발 현황 보고를 받으며 생각에 잠겨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북한이 28일 밤 자강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미사일 1발을 기습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29일 "북한은 어제 오후 11시 41분경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불상 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오전 1시 NSC 전체회의를 소집한 뒤 북한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급 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 조치로 한미 연합 탄도미사일 발사를 비롯한 강력한 무력시위를 전개하라고 지시했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밝혔다.

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잔여 발사대 4기를 추가 배치하도록 했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지시는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를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중대한 도발행위로 규정하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대응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지 4분 만인 오후 11시 50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북한의 미사일 발사 사실을 보고받고, 북한 도발상황을 평가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지난 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을 발사한 지 24일 만이다.

군 당국은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의 기종에 대해 지난 4일 발사한 '화성-14형'보다 더 진전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으로 평가해 주목된다.

북한이 자강도 무평리에서 밤 11시 41분께 발사한 미사일은 고도 3700㎞, 비행 거리는 1000여㎞로 분석됐다. 지난 4일 발사한 화성-14형의 최고 고도는 2802㎞, 비행 거리는 933㎞였다.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이 화성-14형보다 900㎞ 가까이 더 올라갔고, 비행 거리도 60여㎞를 더 나갔다.

군사전문가들은 탄도미사일의 최고 고도에 3∼4를 곱해 사거리를 계산하기 때문에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은 사거리 1만㎞급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는 북한이 사거리 7000∼8000㎞로 추정된 화성-14형을 발사했을 때 다음번엔 1만㎞급 ICBM을 발사할 것이라고 했던 전문가들의 분석과 맞아 떨어진다.

최근 외신에서는 북한이 IRBM이나 ICBM급 미사일 발사를 준비 중이라는 보도가 잇따랐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새벽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쏜 미사일이 약 45분 동안 비행했다고 밝혔다. 일본 방위성은 북한 미사일이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낙하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자강도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늦은 밤 기습적으로 미사일을 쏜 것도 매우 이례적이다. 언제, 어디서든 미사일 발사를 감행할 수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전승절'로 기념하는 정전협정 체결일(7월 27일) 직전이나 당일에 대형 도발을 할 것으로 점쳐졌지만, 결국 하루 뒤에 도발을 감행했다.

북한이 화성-14형을 발사한 지 채 한 달도 안돼 탄도미사일 발사를 감행함에 따라 당분간 한반도 정세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일 발표한 '베를린 구상'에서 올해 정전협정 체결 기념일을 기해 군사분계선(MDL) 일대의 적대행위를 중지하자고 제안했지만, 북한은 탄도미사일 발사로 응수한 셈이 됐다.

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 후속 조치로 국방부가 지난 17일 제의한 남북 군사당국회담에도 북한은 호응하지 않고 있다.

북한의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는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강도 높은 대북 제재에 맞서 핵·미사일 기술 완성을 향해 내달리겠다는 김정은 정권의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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