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출 제로' 토트넘, 선수 영입 왜 안 하나
몸값 치솟는 이적시장에서 한 발 뺀 모양새
EPL 출범 후 TOP 4 처음으로 지출 없을 듯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2위에 오른 토트넘이 기이한 이적시장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여름 이적시장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큰 손’들이 주도하며 비싼 몸값의 선수들을 사들이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 첼시는 알바로 모라타를 영입하며 이적료 클럽 레코드를 기록했고, 맨체스터 시티는 벌써 2억 4050만 유로라는 천문학적인 자금을 선수 영입에 사용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역시 2억 유로를 향해 나아가고 있으며, 아스날과 리버풀도 5000만 유로 이상의 적지 않은 액수를 시장에 투입시키고 있다.
반면, 토트넘이 올 여름 사용한 자금은 놀랍게도 ‘제로’다. 그러면서 카일 워커를 맨시티에 내주며 5100만 유로를 벌어들였고, 임대 보냈던 3명의 선수들까지 완전 이적시키며 8020만 유로의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
그렇다고 아주 움직임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몇몇 선수들에 대한 영입 이적설이 피어오르긴 했지만 천정부지로 치솟는 몸값에 그대로 발을 빼는 모습을 보여 사실상 이대로 이적시장을 마감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유럽 축구 시장은 선수 몸값이 그야말로 ‘미쳤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입 경쟁이 치열해지고, 구단들의 수입이 늘어났기 때문에 벌어진 현상인데 이로 인한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 현상도 심화되는 모습이다. 이는 세계 최대 축구 시장 EPL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토트넘은 자금력이 아주 부족한 구단은 아니다. 그러나 구단 자체가 무리한 투자보다 합리적인 소비를 지향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신축 구장까지 짓고 있어 허리띠를 바짝 졸라 매고 있다.
이대로 이적시장 문이 닫힌다면, 토트넘은 새로운 역사와 도전 앞에 놓이게 된다. 바로 프리미어리그 출범 후 4위(챔피언스리그 진출권) 이내 들었던 팀 가운데 유일하게 이적료 지출이 없는 팀으로 기록된다.
더불어 최근 5년간을 살펴봐도 플러스, 마이너스의 마진도 독보적 위치에 오르게 된다. 지난 5년간 유일하게 플러스 마진을 기록한 팀은 2013-14시즌 첼시였는데 1억 3770만 유로의 적지 않은 돈을 쓰고도 1억 4485만 유로를 벌어들여 715만 유로의 수익을 올렸다. 하지만 토트넘은 이보다 10배가 넘는 8020만 유로의 마진을 기록할 수 있다.
토트넘이 선수 영입에 적극적이지 않은 이유는 간단하다. 지금의 스쿼드가 최선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는 토트넘의 공격수 해리 케인이 아주 적절한 답을 내놓은 바 있다. 그는 최근 ‘ESPN’과의 인터뷰서 “적절한 선수가 없다면 영입하지 않은 편이 낫다. 우리의 스쿼드는 충분히 훌륭하다”면서 “최근 큰 변화 없이도 잘 치러왔다. 거금을 들여 선수를 영입할 필요는 없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토트넘은 자체 리빌딩을 통해 스쿼드가 매우 젊은 편이다. 토트넘 선수단의 평균 연령은 25.6세로 리버풀, 뉴캐슬에 이어 프리미어리그서 세 번째로 젊다.
그렇다고 질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트랜스퍼마크트에 따르면, 토트넘 선수단의 평균 몸값은 2105만 유로로 맨시티(2370만 유로)에 이은 전체 2위였다. 여기에 토트넘은 단기간에 만들 수 없는 조직력까지 완성을 이룬 팀이다. 이번 이적시장을 관망하는 자신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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