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웨더 맥그리거 채점표...안 말렸다면?

공개된 채점표에서 초반 라운드 맥그리거 우위 또는 박빙

심판 중단 TKO 아니었다면 KO 또는 큰 점수차 패배 유력

메이웨더를 상대로 맥그리거는 선전했다. SHOWTIME 캡처

UFC 챔피언 코너 맥그리거(29·아일랜드)가 예상대로 ‘무패 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40·미국)에 패했다.

맥그리거는 27일(한국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T-모바일 아레나서 열린 세계복싱평의회(WBC) 슈퍼웰터급(69.85㎏) 프로복싱(12라운드) 매치에서 메이웨더에게 10라운드 TKO 패했다.

메이웨더는 맥그리거를 상대로 50번째 승리를 장식했다. 메이웨더는 이번 승리로 록키 마르시아노를 넘어서 50전 전승이라는 프로복싱 사상 ‘전대미문’의 업적을 남기게 됐다.

경기 후 맥그리거는 심판이 중단시킨 것에 대해 “계속해야 했다. 데미지가 쌓인 것이 아니었다. 지치긴 했지만 정신도 맑았다”며 아쉬워했다. 이어 “초반에 잘 풀렸는데 메이웨더가 크게 흔들리지 않아 승리하지 못했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복싱 초짜지만 체력과 체격에서 우위를 점한 맥그리거는 초반만 해도 이변을 일으키는 듯했다. 안면과 복부 공격을 감행하며 메이웨더를 링 코너로 몰아붙였다. 2년의 공백이 있었던 메이웨더는 힘과 스피드가 전성기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졌다. 숄더롤 방어도 보기 어려웠다. 이에 대해 메이웨더는 “맥그리거의 체력을 소진시키기 위한 전략이었다”고 밝혔다.

경기 후 공개된 채점표에도 맥그리거의 초반 우위가 고스란히 반영됐다. 채점표에 따르면, 메이웨더와 맥그리거는 3라운드까지 팽팽하게 맞섰다. 3명의 저지 중 데이브 모레티는 1라운드에 맥그리거의 우세(20-18)를, 나머지 2명의 저지도 1라운드 19-19 동점을 줬다.

채점표에서는 4라운드부터 메이웨더가 포인트에서 달아나기 시작했다. 9라운드까지 89-82, 89-81, 87-83의 채점이 나왔다. 4~8점차로 메이웨더가 앞섰다. 초반에 결정짓지 못하고 체력의 열세 속에 졌다는 맥그리거 분석과 궤를 같이 한다.

심판이 말리지 않고 계속 경기를 치렀다면 KO를 당했거나 더 큰 점수차로 졌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다. 하지만 맥그리거가 복싱 데뷔전에서 보여준 상상 이상의 기량은 격투기 팬들에 적지 않은 감동을 선사했다. 패자가 되고서도 맥그리거의 가치는 더 오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