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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바랜 무한 압박’ 승리 도둑맞은 골로프킨


입력 2017.09.17 13:54 수정 2017.09.18 09:51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심판 판정 결과 1-1 무승부, 재대결 이뤄질 듯

사실상 원정 경기, 적극적인 경기력 반영되지 않아

골로프킨 알바레즈 ⓒ 게티이미지

'트리플 G(GGG)' 게나디 골로프킨(35)이 사울 '카넬로' 알바레즈(27)와의 세기의 매치업에서 무승부를 기록했다.

골로프킨은 17일(한국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T모바일 아레나서 열린 알바레즈와의 WBA, WBC, IBF, IBO 미들급 세계 통합 타이틀 방어전에서 12라운드 공방 끝에 승부를 결정짓지 못했다.

판정 결과 1-1(118-110, 115-113, 114-114)로 골로프킨 입장에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채점표다. 사실상 골로프킨이 승리를 도둑맞은 경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기 초반 탐색전을 펼친 두 선수는 3라운드 시작과 동시에 골로프킨의 압박이 시작됐다.

‘벼락 펀치’라 불리는 골로프킨의 잽 공격에 도전자 알바레즈는 뒤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골로프킨은 12라운드가 끝날 때까지 상대를 구석으로 몰아붙였고 끊임없는 펀치 세례에 알바레즈의 얼굴이 붉어지기 시작했다.

알바레즈도 가만있지 않았다. 지금까지 골로프킨과 맞붙어 패했던 상대들의 대부분은 이와 같은 압박을 견디지 못해 체력이 방전, 이후 KO 펀치를 얻어맞는 수순이었다. 그러나 알바레즈는 달랐다.

골로프킨의 거센 공격을 맞으면서도 펀치를 계속해서 내뻗은 알바레즈는 중반 이후 유효타가 수차례 터져 나오며 관중들의 함성을 이끌어냈다. 특히 8라운드에서 나온 오른손 어퍼컷은 승리로 이어지는 결정타가 되기 충분했지만 상대는 맷집 최강 골로프킨이었다.

골로프킨 알바레즈 ⓒ 게티이미지

앞서 ‘무패 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와 UFC 파이터 코너 맥그리거가 맞대결을 펼친 바 있다. 단 한 번도 지지 않은 복싱 전설과 데뷔전을 치른 두 선수의 대결은 시작부터 불공정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를 두고 ‘세기의 복싱쇼’라는 비아냥거림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 골로프킨과 알바레즈의 경기는 복싱팬들의 흥분을 자아내게 한 ‘진짜 복싱’임에 틀림없었다. 지치지 않는 체력과 무한 압박을 선보인 골로프킨은 물론 이를 모두 견뎌낸 알바레즈 역시 박수를 받기 충분했다.

판정 결과가 무승부로 나온 것은 의외라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일단 두 선수의 관계를 감안할 필요가 있다. 알바레즈는 골로프킨보다 대전료를 더 받았지만 흥행력을 떠나 도전자 신분인 것이 명백했다.

도전자가 챔피언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기 위해서는 소극적인 운영보다 훨씬 적극적이고 화끈한 경기력을 선보여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알바레즈가 선보인 아웃복싱은 복싱의 주요 전술 중 하나지만 상대의 펀치를 먼저 받아낸 뒤 공격해야만 하기 때문에 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는 챔피언들이 주로 사용한다. 게다가 평소 적극적인 성향의 알바레즈 성향을 감안하면, 골로프킨의 압박에 한 발 물러선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판정 결과는 1-1 무승부로 나왔다. 급기야 1명의 심판은 118-110으로 제법 큰 점수 차로 알바레즈의 손을 들어줬다.

경기가 열린 라스베이거스는 멕시코 출신의 알바레즈에게 사실상 안방이나 다름없는 곳이다. 게다가 2009년부터는 28경기 연속 멕시코와 라스베이거스, 캘리포니아, 텍사스에서만 경기를 치르고 있다. 골로프킨 입장에서는 챔피언이면서 사실상 원정경기를 치렀고, 프로 데뷔 후 커리어에 첫 무승부가 기록되고 말았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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