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국감] 성차별 여전한 초등학교 교과서
2015개정 초등교과서 1~2학년 교과서 성인지분석 결과발표
2015개정 초등교과서 1~2학년 교과서 성인지분석 결과발표
우리 아이들이 배우는 교과서가 우리 사회의 다양성을 담아내지 못하고 여전히 성역할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 알려졌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여성가족위원회 위원인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2015 개정교육과정’에 따라 올해 첫 개정교과서가 적용된 초등학교 1~2학년 1학기 교과서 총 16권을 입수해 성인지적 관점에서 분석한 결과보고서를 정책자료집으로 펴냈다.
분석 결과 남녀의 성비 불균형, 성 역할 고정관념, 성별에 따른 학습참여활동의 차이, 폭력방지를 위한 대응방안 등의 문제점이 나타났다.
교과서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전반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많았다. 또 직업에 대한 성 고정관념이 엿보였다. 선생님, 승무원, 기상캐스터 등의 직업은 여성으로 더 많이 그려졌으며, 은행원, 돌봄노동자, 사서, 급식배식원은 예외 없이 모두 여성으로 그려졌다. 반면, 기관사, 해양구조원, 과학자, 기자 등은 모두 남성으로만 그려졌다.
문학작품과 역사적 인물에서도 남성이 여성보다 많이 등장했는데, 특히 역사 속 인물은 모두 남성으로, 모두 위인의 모습이었다(세종대와, 장기려 의사). 문학작품 속에서 남성은 의사, 상인, 농부, 나무꾼 등 다양한 모습으로 등장하며 ‘슬기로운 인물’로 그려졌다. 반면, 여성은 ‘콩쥐’, ‘신데렐라’, ‘인어공주’, 주인공의 어머니나 누이, 딸로 등장했다.
성 역할 고정관념에서도 여성은 머리가 길거나 장신구를 하고, 분홍색과 같은 밝은 색의 치마 옷차림 경우가 많은 반면, 남성은 짧은 머리에 짙은 바지차림이었다. 성 역할에 있어서도, 남녀 모두 집안일을 하는 모습이 보이지만, 생계부양자는 남성으로만 그려졌다. 아픈 아이를 간호하거나 아이의 병원진료를 돕는 것도 여성으로 그려졌고, 보건실의 양호 선생님은 모두 여성이었다.
또한 남아와 여아 모두 축구공놀이, 줄넘기, 미끄럼틀 타기 등 동적인 활동과 책읽기 등 정적인 활동을 고루 하는 모습으로 많은 개정이 반영됐지만, 여전히 남아가 활동을 주도하고, 여아가 참여하는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었다.
한편, 보고서는 교과목 ‘안전한생활’ 1과 2에서 아이들은 성폭력(성희롱)과 유괴 등 폭력범죄를 이해하고 스스로를 지키는 방법, 길을 잃었을 때 등 범죄와 위험상황 대한 대응방법을 알려주는데 과연 적절한 내용인지 의문을 표했다.
교과서에서는 주로 야외에서 남성어른으로 그려지는 낯선 사람으로부터 폭력이나 유괴 등을 당하는 상황을 설정하고, 아동으로 하여금 ‘안돼요’, ‘싫어요’, ‘하지마세요’ 외치도록 일러주고 있으나, 실제 아동학대 가해자의 79.8%가 부모, 약 12.2%가 대리양육자, 약 4.8%가 친인척이라는 사실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이제 막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들에게 교과서가 미치는 영향력은 절대적이며, 이 시기 아이들은 스펀지처럼 정보를 받아들인다”면서 “교과서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반영하면서도 나아가야할 지향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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