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 혹사 어쩌나’ NC 김경문 감독 옥에 티
롯데와 최종전 끝에 5차전 잡고 PO행
원종현과 이민호 5차전 투입은 무리수
플레이오프행 티켓은 NC의 몫이었다.
NC는 15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7 KBO리그 포스트시즌’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최종 5차전에서 소총부대의 활약 속에 9-0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거머쥔 NC는 오는 10일부터 두산과 5전 3선승제 시리즈에 돌입한다. 더불어 준플레이오프 역사상 1승 1패 상황에서 3차전을 거머쥔 팀의 PO행 100% 확률도 이어지게 됐다.
양 팀은 4회까지 팽팽한 0의 행진을 이어갔다. NC 선발 해커와 롯데 선발 박세웅 모두 혼신의 힘을 다한 투구로 상대 타선을 누르는데 주력했다.
승부는 5회에 갈렸다. 박세웅은 5회초 선두타자 박민우에게 볼넷을 내주며 불안한 조짐을 보였다. 이후 나성범과 스크럭스에게 연속 안타를 내주고 실점하자 롯데 벤치가 움직였고, 필승조 조정훈이 등판했다.
조정훈도 불타오른 NC 타선을 막는데 역부족이었다. 조정훈은 모창민에게 볼넷, 이호준에게 안타를 맞으며 박세웅이 승계한 주자들이 홈을 밟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사실상 승부가 갈린 시점이었다. NC는 5회에만 대거 7득점에 성공하며 승기를 잡는데 성공했다.
김경문 감독이 이번 가을 야구에 임하는 자세는 남다르다. 기존 ‘믿음의 야구’는 잠시 접어둔 채 한 박자 빠른 선수 교체로 상대 맥을 끊는데 주력하고 있다. 물론 교체 작전 역시 성공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로 인해 감독 커리어에서 처음으로 ‘업셋’에 성공한 김경문 감독이다. 김 감독은 과거 두산 시절부터 이번 NC까지 정규 시즌 순위가 높은 팀과 만나 단 한 번도 시리즈를 이겨보지 못한 바 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3위 롯데를 누르며 처음으로 한 시즌 세 번째 가을 야구 시리즈를 치르게 됐다.
NC의 플레이오프행은 축하를 받아 마땅하지만 한 가지 우려가 되는 점이 있다. 바로 불펜 혹사를 거쳤다는 점이다.
김경문 감독은 이번 포스트시즌서 필승조 투입을 고집하고 있는데, 이와 같은 투수 운용이 두산과의 플레이오프에서 자칫 독이 되지 않을까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셋업맨 원종현은 SK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이번 5차전까지 6경기 모두 마운드에 올랐다. 총 투구 이닝은 7.1이닝이었고 투구수는 92개에 달했다. 물론 중간에 휴식일도 있고 열흘이라는 제법 긴 기간을 거쳤지만 굳이 등판하지 않아도 될 시점이 있었기에 아쉬움이 남는 운용이었다.
또 다른 셋업맨 이민호에게도 혹사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민호 역시 준PO 2차전을 제외한 5경기에 나섰는데 5.1이닝을 소화하며 무려 110개의 공을 던졌다. 원종현과 이민호 모두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진 이번 5차전에서는 휴식이 필요했다는 지적이 있다.
플레이오프에서 만나게 될 두산은 SK, 롯데만큼 방망이의 파괴력이 상당한 팀이다. 이는 경기 막판 불펜의 중요성이 부각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현재 NC 투수들은 포스트시즌의 긴장감으로 인해 누적되는 피로를 자각하지 못할 수도 있다. 불펜 관리가 유일하게 옥에 티로 남은 NC 김경문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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