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계약 양현종, 직접 언급한 잔류 힌트
한국시리즈 5차전에 구원 등판해 우승 확정
FA 장기 계약 대신 1년 계약으로 재계약 대상자
KIA 타이거즈의 통합 우승을 이끈 양현종이 차기 행보에 대해 짤막한 힌트를 남겼다.
KIA는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KBO리그 한국시리즈’ 두산과의 원정 5차전에서 7-6 짜릿한 한 점 차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KIA는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정규 시즌에 이어 한국시리즈까지 거머쥐는 통합 우승을 차지, 구단 통산 11번째 정상 자리에 올랐다.
MVP는 양현종이었다. 양현종은 2차전에 선발로 나와 시리즈 판도를 바꾸는 완봉승으로 승리를 따낸 뒤 이번 5차전에서도 9회 구원 등판해 세이브를 챙기며 MVP를 거머쥐는데 성공했다.
양현종은 경기장 내에서 열린 세리머니 행사서 MVP로 호명된 뒤 소감으로 “내년에도 KIA의 우승을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어 공식 인터뷰 자리에서도 잔류 의지를 강하게 밝힌 양현종이다. 그는 “우선 KIA에 남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구단에서 잘 대우해주리라 믿는다”며 특유의 밝은 미소를 지었다.
사실 양현종과 KIA의 관계는 다소 복잡하게 얽혀있다. 지난 시즌 후 FA 자격을 얻은 양현종은 해외 진출할 것이란 예상을 깨고 팀에 잔류했다. 조건 역시 파격적이었다. 기존 4년 계약이 아닌 1년 단기 계약이었다. 액수는 팀 내 투수 최고액인 윤석민과 연평균 액수가 동일한 22억 5000만 원(계약금 7억 5000만 원+연봉 15억 원)이었다.
이는 팀이 최형우(4년 100억 원), 나지완(4년 40억 원)과 계약하느라 양현종에게 거액의 액수를 줄 수 없는 상황 때문이었다. 결국 양현종이 한 발 물러나며 단기 계약이 성사될 수 있었다.
그렇다고 양현종에게도 안전장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 구단 측은 이른 바 양현종에게 ‘선택권’을 줬다.
만약 해외 진출을 다시 시도하면 적극적으로 돕고, 타 구단 이적을 희망하면 보류 선수 명단에서 풀어주는 방식이다. 만약 잔류한다면 매년 재계약을 맺으면 된다.
물론 팀에 대한 충성도가 높기로 소문난 양현종은 그토록 바라던 우승을 거머쥐었고, 선수 본인이 잔류의 뜻을 나타내고 있어 내년에도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액수다. 올 시즌 양현종의 연봉을 4년으로 환산하면 90억 원이다. 결코 적지 않은 액수이지만 양현종의 활약상과 ‘거품 FA 시장’을 감안하면 큰 폭의 연봉 상승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기준점은 아직 없다. 다만 KBO리그 최고 투수라는 타이틀까지 얻었기 때문에 최고 대우도 노려볼만하다.
올 시즌 연봉 1위는 4년간 150억 원의 계약을 맺은 롯데 이대호의 25억 원이다. 그러나 계약금까지 감안하면 이대호의 연평균 몸값은 37억 5000만 원으로 훌쩍 뛰어오른다.
내년 시즌이 되면 양현종은 규약 상 계약금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이를 연봉으로 보전해야 한다. 일본 복귀 후 당시로서는 엄청난 액수였던 한화 김태균이 15억 원의 연봉을 받았던 사례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가늠조차 되지 않는 양현종의 내년 시즌 연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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