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랜더 제압’ 다저스, 잊어선 안 될 어틀리 공
벌랜더의 몸쪽 공 맞고 나가며 득점 기회 제공
마운드 위 투수 진정 시키는 정신적 지주 역할
베테랑 체이스 어틀리가 LA 다저스를 벼랑 끝에서 구해냈다.
다저스는 1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6차전에서 휴스턴에 3-1 역전승을 거두고 승부를 7차전으로 끌고 갔다.
특히 다저스는 이날 휴스턴이 에이스 저스틴 벌랜더를 내세워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됐지만 어틀리의 희생과 경험이 적재적소에 힘을 발휘하며 끝내 6차전 승리를 거머쥐었다.
예상대로 벌랜더는 강했다. 그는 2회말 푸이그에게 다소 빗맞은 안타를 허용한 것을 제외하고는 5회까지 1피안타 무실점으로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이어갔다. 그 사이 휴스턴은 3회초 조지 스프링어가 다저스 선발 힐을 상대로 솔로포를 뽑아내며 앞서갔다.
하지만 벌랜더는 6회 들어서면서 급격히 흔들렸다. 선두타자 반스에게 안타를 허용한 벌랜더는 산전수전 다 겪은 백전노장 어틀리와 마주했다.
1볼 2스트라이크의 유리한 볼카운트를 선점한 벌랜더는 4구 째를 몸 쪽으로 붙인다는 것이 그대로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하고 말았다. 벌랜더의 제구가 아쉬웠지만 전혀 공을 두려워하지 않고 그대로 맞고 나간 어틀리의 희생이 돋보였다.
곧바로 무사 1,2루 위기를 맞이한 벌랜더는 결국 테일러에게 2루타, 시거에게 우익수 방면 희생플라이를 내주면서 역전을 허용해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벌랜더를 상대로 무사 1,2루 찬스를 이은 어틀리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다저스는 7회초 수비에서 토니 왓슨이 레딕에게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다. 곧바로 왓슨이 내려가고 마에다가 대신 투입됐지만 올라오자마자 연거푸 볼을 던지며 제구에 애를 먹었다.
이때 2루수 수비를 보던 어틀리가 마운드로 향하면서 흔들리는 마에다를 진정시켰다. 보통 투수가 흔들리면 포수가 먼저 이를 알아채고 마운드를 방문하지만 노련한 어틀리가 반스보다 먼저 조치를 취했다. 잠시 흔들렸던 마에다는 결국 후속타자를 범타로 돌려세우고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이날 다저스는 타격에서 테일러와 피더슨이 존재감을 과시했지만, 그 이전에 어틀리의 희생과 경험이 있었기에 중요했던 6차전을 승리로 이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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