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 4골’ 호날두의 시대는 저무는 것일까
매년 득점력 감소, 기량 저하에 대한 의문
바르셀로나와의 라이벌전 참패 막지 못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2·레알 마드리드)도 흘러가는 세월 앞에서는 평범한 인간에 불과한 것일까.
호날두의 2017-18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전반기 성적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특히 ‘라이벌’ 바르셀로나와 치른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는 0-3 치욕적인 완패를 막지 못했다.
이날 호날두는 카림 벤제마와 전방에 포진해 무려 5차례의 슈팅을 시도했지만 득점은 없었다. 유효 슈팅도 하나에 불과했다. 라이벌 리오넬 메시가 ‘1골 1도움’ 원맨쇼를 선보이며 귀중한 원정 승리에 앞장선 터라 아쉬움이 컸다.
호날두는 지난 시즌에도 기량 저하에 대한 의문을 끊임없이 받았지만, 리그 29경기에서 25골을 몰아쳤다. 2015-16시즌 35골, 2014-15시즌 48골 등 전성기 시절보다 득점력이 감소한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그래도 건재함을 과시했다. 지난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이하 UCL)에선 12골을 뽑아내며 팀의 2연패도 이끌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호날두는 리그 12경기에 나서 4골에 그쳤다. 최전방에 위치해 경기당 평균 6.5회의 슈팅을 시도했지만, 득점보다는 머리를 감싸는 일이 많아졌다. UCL 조별리그 6경기에서는 9골을 몰아치며 16강 진출에 앞장섰지만, 팀은 조 1위 자리를 토트넘에 내줬다.
시즌 개막 전부터 불안한 조짐이 감지됐다. 호날두는 2017 FIFA(국제축구연맹) 러시아 컨페더레이션스컵 참가로 인해 새 시즌 준비가 늦었다. 리그 개막 직전 열린 2017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스페인 슈퍼컵) 1차전에서는 불필요한 반칙으로 징계를 받았다. 슈퍼컵 2차전 포함 시즌 초반 5경기에 결장했다.
9월 중순에야 호날두는 올 시즌 리그 첫 경기를 소화했다. 홈에서 자신들보다 전력이 떨어지는 레알 베티스를 만났다. 가레스 베일과 전방에 포진했고, 화려한 복귀전이 기대됐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는 0-1로 무너졌다. 호날두는 무려 12번의 슈팅을 시도했지만 득점은 없었다. 골문을 향한 슈팅도 2개에 불과했다.
호날두는 10월 A매치 기간 이후 치러진 헤타파전에서 올 시즌 리그 첫 골을 신고했다. 이후 지난달 26일 말라가전에서야 2호골을 터뜨렸다. UCL에선 연일 득점포를 가동했지만 리그에서는 조용했다. 지난 10일 세비야와 맞대결에서는 멀티골을 터뜨리며 기세를 올리는 듯 싶었지만 ‘엘 클라시코’에서 고개를 숙인 채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동료들의 부진도 아쉽다. ‘BBC’(베일-벤제마-호날두)는 이미 해체된 것이나 다름없다. 베일은 잦은 부상으로 인해 그라운드에 나서는 모습을 보기 어렵다. 전반기 리그 6경기(선발 4)에 나서 2골에 그쳤다.
벤제마는 건강하지만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12경기(선발 11)에 나서 2골에 머물렀다. 리그든 UCL이든 전반기 최고의 활약을 보인 공격수가 호날두다. 레알을 상대하는 팀은 호날두만 견제하면 된다.
물론 호날두는 여전히 위협적이다. 슈팅 기회를 포착하는 움직임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토트넘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 아포엘(키프로스)을 상대한 UCL을 보면, 득점 감각도 살아있다. 그런데 리그에서는 4골밖에 넣지 못했고, 레알은 4위로 내려앉아 있다. 1위 바르셀로나와 승점 차는 무려 14다.
바르셀로나를 추격하기 위해서는 호날두의 반격이 절실하다. 후반기에도 반등에 나서지 못한다면 이대로 호날두의 시대는 저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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