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로나 집단 이탈 조짐, 이승우 어부지리?
헬라스 베로나를 강타한 겨울 한파가 물러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베로나는 겨울 휴식기 직전 이탈리아 세리에 A에서 3승 4무 12패(승점 13)를 기록하며 19위에 머물렀다. 시즌 내내 강등권을 벗어난 적이 없다. 강등권 바로 위인 17위 스팔 2013과 승점 2 차이에 불과하지만 올라설 수 있을지 의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이다. 겨울 이적 시장이 문을 열면서, 베로나 주축 선수들의 잇따른 이탈이 예상된다. 마르틴 카세레스가 시작을 알렸다. 지난주 이탈리아 매체 ‘디 마르지오’는 “카세레스가 겨울 휴식기 후에 라치오에 합류한다”라고 보도했다. 풀백이지만 팀 내에서 두 번째로 많은 3골을 기록 중인 선수이기에 타격이 크다.
팀 내 ‘득점 1위’ 지암파올로 파찌니도 이적이 예상된다. 파찌니는 지난 시즌 23골을 몰아치며 승격을 이끈 주포다. 올 시즌에도 주전과 조커를 오가면서 리그 17경기(선발 7) 4골을 기록 중이다. 적잖은 나이(33세)지만, 인터 밀란과 AC 밀란, 이탈리아 대표팀 출신다운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탈리아 ‘투토메르카토웹’은 “파찌니가 이미 팀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으며, 파르마와 토리노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라고 전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승우의 경쟁자인 다니엘레 베르데는 원 소속팀 복귀설에 휘말리고 있다. 3일 ‘투토메르카토웹’은 “베르데가 1월 이적 시장에서 AS 로마로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 로마의 몬치 이사가 직접 설득을 위해 나섰다”라고 보도했다. 베르데는 올 시즌(리그+컵) 4골 2도움을 기록하며 측면의 핵심 역할을 해준 만큼, 공백을 메우기가 쉽지 않다.
아직은 ‘설’에 불과하지만, 현실화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베로나는 19경기에서 18골을 넣고, 39실점을 내줬다. 19위 순위에 어울리는 저조한 득점과 과한 실점이다. 후반기 경기력이 기적처럼 살아나지 않는다면, 1년 만에 세리에 B로 돌아갈 것이 유력하다. 핵심 선수들이 시즌 중 이적을 결심해도 이상하지 않다.
베로나는 울상이지만 이승우에겐 절호의 기회일 수 있다. 특히 베르데가 로마로 돌아간다면, 더 많은 기회를 잡아낼 수 있다. 베르데는 좌우 측면 공격이 모두 가능한 선수면서 왼쪽을 보다 선호한다. 이승우와 포지션이 겹친다. 나이도 21세로 어리다. 올 시즌 프로 데뷔 이후 처음 주전으로 활약하면서 빠른 성장까지 보인다. 이승우가 넘어서기엔 버거운 상대다.
파찌니의 이적도 기회가 될 수 있다. 파찌니는 출전이 확실한 선수다.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하는 날엔 교체 투입 1순위다. 부족한 지원 속에서도 탁월한 결정력을 과시했다. 그가 빠진다면 베로나의 화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이승우가 유소년 시절 보여준 자신감과 결정력을 되찾을 경우 모이스 킨과 투톱 형태로 파찌니의 공백을 메울 수도 있다.
카세레스 이적도 마찬가지다. 카세레스는 수비 뒷공간을 허물고 드리블에 강점이 있다. 그가 빠지면 수비를 흔들 선수가 부족해진다. 선수층이 얇은 베로나 사정을 고려할 때 드리블과 스피드에 강점이 있는 이승우를 활용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승우는 아직 리그 선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조커로 7경기, 126분을 뛰었다. 코파 이탈리 2경기에서 선발 기회를 잡았지만,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 프로 데뷔 시즌이라 모든 것이 낯설다. 바르셀로나 유소년 팀에선 이기는 경기가 많았지만, 성인 무대에선 지는 날이 대부분이다.
이승우는 어떻게든 출전 시간을 늘리고, 존재감을 드러내야 한다. 이승우가 주축 선수들의 이적설로 혼란스러운 팀 분위기 속에서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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