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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남 北선수단 유니폼에 ‘인공기’ 새겨진 이유


입력 2018.02.04 00:00 수정 2018.02.04 08:05        박진여 기자

마식령훈련 방북 南 선수단 옷엔 태극기 없어

北 올림픽 참석 국가대표 자격, 南 국대 아냐

1일 오후 강원도 강릉시 강릉선수촌에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위해 단장인 원길우 북한 체육성 부상과 함께 내려온 북측 선수단이 입촌을 이동하고 있다. ⓒ2018평창사진공동취재단

마식령훈련 방북 南 선수단 옷엔 태극기 없어
北 올림픽 참석 국가대표 자격, 南 국대 아냐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북한 선수단 본진 32명이 전날 강릉선수촌에 입촌하며 방남을 모두 완료했다.

북한 선수단은 1일 오후 6시 9분께 아시아나항공 전세기편을 통해 양양 국제공항에 도착했고, 오후 7시 10분께 모습을 드러냈다. 김기홍 평창조직위 기획사무처장과 원길우 북한선수단 단장이 선두에 서고, 북측 선수단이 뒤따라 나왔다.

이번에 방남한 북측 선수단은 총 32명이다. 원길우 체육성 부상을 단장으로 코치 3명, 선수 10명, 지원인력 18명으로 구성됐다. 선수는 알파인 3명·크로스컨트리 3명·피겨 페어 2명·쇼트트랙 2명이다.

1일 오후 강원도 강릉시 강릉선수촌에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위해 단장인 원길우 북한 체육성 부상과 함께 내려온 북측 선수단 중 피겨스케이팅 페어에 출전하는 렴대옥, 김주식 선수가 입촌을 이동하고 있다. ⓒ2018평창사진공동취재단

원길우 단장과 선수단은 모두 검은색 털모자에 펄코트 차림이었다. 남자 선수들은 검정 코트, 여자 선수들은 붉은색 코트를 입었다. 가슴에는 모두 인공기 배지를 단 모습이었다.

이는 마식령스키장 남북공동훈련을 위해 방북한 우리 선수단이 태극기를 달지 않은 것과 대조된다. 이번 마식령 훈련에 참가한 우리 선수들은 훈련 내내 '태극기' 마크나 '코리아' 문구가 없는 옷을 입었다.

우리 선수들은 이번 마식령 방북 일정에서 검정색·회색·주황색 계열 트레이닝복과 점퍼를 맞춰 입은 모습이었지만, 한국을 상징하는 표시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선수들은 마식령 스키장에 도착해서도 국기나 국가명이 없는 스키복을 입었다.

1일 오후 강원도 강릉시 강릉선수촌에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위해 단장인 원길우 북한 체육성 부상과 함께 내려온 북측 선수단 중 피겨스케이팅 페어에 출전하는 렴대옥 선수가 입촌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18평창사진공동취재단

이는 남북 간 사전 협의에 따른 것으로, 남북은 마식령스키장 공동훈련에서 선수들이 부착하는 번호표에 남측은 태극기나 'KOREA'를, 북측은 김일성·김정일 초상 휘장(배지)을 달지 말자고 서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북측이 우리 선수들에게 '태극기'나 '코리아' 마크가 들어간 옷을 입지 못하게 요구했다는 정부 관계자의 발언이 나오면서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정부가 북측 요구에 따라 선수들이 태극기나 코리아가 새겨진 옷을 입는 것을 자제시키라 지시한 것으로 안다"고 말해 파장을 불렀다.

이 가운데 방남한 북측 대표단은 모두 국기나 국가명이 새겨진 단복을 입으며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남북단일팀 합류를 위해 지난달 방남한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단도 입국 당시 북한 인공기가 들어간 단복을 입고, 단복 상의 뒷면에 북한 영문 표기인 'DPR Korea'를 새긴 모습이었다.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북한 선수단 본진 32명이 전날 강릉선수촌에 입촌하며 방남을 모두 완료했다.(자료사진) ⓒ사진공동취재단

이를 두고 정부 당국자는 마식령 공동훈련의 경우 남북 간 친선의 의미이지만, 평창올림픽 참가를 위해 방남한 북한 선수단은 올림픽 회원국의 일원이자 국가대표 자격으로 온 것이기 때문에 차별화를 뒀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논란은 여전히 뜨겁다. 우리측 선수가 방북할 때 국가를 상징해서는 안되고, 북측 선수가 방남할 때 당당히 인공기를 내세워도 되느냐는 일각의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평창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선언하고 북측의 참여를 독려하는 상황에서 북측에 관대한 모습을 보이며 전전긍긍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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