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美 펜스 부통령 만찬...북미대화 가능성 타진할까
미국 대북강경입장 고수하면서도 “지켜보자” 여지
백두혈통 첫 방남 ‘김여정 카드’로 물꼬 가능성도
문재인 대통령이 8일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국을 방문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을 접견하고 청와대에서 만찬을 함께한다. 최대 관심사는 북·미 간 대화 가능성 타진 여부다.
미국의 대북 메시지 수위가 연일 높아지는 가운데, 북한의 핵 포기가 대화의 전제 조건이라는 미국의 입장에도 변함이 없다.
대북 제재도 계속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북한은 이날 건군 70주년을 맞아 대규모 열병식 행사를 여는 등 핵보유국으로서 지위에 방점을 찍고 있다. 북한 역시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미국 측과 평창에서 만날 의향이 없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다.
다만 양측 모두 가능성을 완전히 닫아놓지는 않았다는 게 우리 정부의 관측이다. 앞서 펜스 부통령은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북측 고위인사와의 회동 가능성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항상 대화를 믿는다고 밝혀왔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며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보자”는 메시지를 남겼다. 틸러슨 미 국무장관 역시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북미 대화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미국 현지 언론은 양측의 접촉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사설에서 “펜스 부통령의 아시아 순방에 동행한 미 행정부 관료들이 북미 간 교류를 부정하지 않고 있다”며 북미 고위 관료 간 상호작용이 진행 중이라는 일부 단서들이 있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북한의 ‘김여정 카드’가 북미 대화 가능성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줄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방남은 김일성 직계가족을 의미하는 ‘백두혈통’의 첫 방남인 데다 사실상 김정은 위원장의 대리인인 만큼, 남북대화를 넘어 북미 대화의 물꼬를 틀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일단 청와대는 ‘양국 당사자 간의 문제’라며 직접적인 중계자 역할과 거리를 두고 있다. 그러면서도 “당사자들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하면서 대화의 물꼬가 트일 수 있도록 조심스럽게, 계속적으로 타진 중”이라고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30분 청와대에서 펜스 부통령 내외를 초청해 만찬을 함께 한다. 앞서 같은 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특별대표 자격으로 방한하는 한정 상무위원도 접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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