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와 비핵화 집중하며 대북 공조 유지해야,
통상·안보 분리 안돼…한미관계 악화 시 둘다 상실”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북한의 비핵화 논의를 이끌어내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평창구상’이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포스트 평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데일리안은 평창 이후 한미동맹 전망과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것처럼 보이는 한중 갈등 그리고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한일관계에다 마지막으로 남북관계를 짚어본다. 첫번째 순서는 한미관계다.
“국제사회와 비핵화 집중하며 대북 공조 유지해야,
통상·안보 분리 안돼…한미관계 악화 시 둘다 상실”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 무력 완성이 임박하며 한반도 안보정세가 엄중해지는 상황에서, 한미연합군사훈련 축소·재연기 등은 한미관계를 악화시키는 것은 심각한 안보위기로 직결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포스트평창, 한미관계 최대 관건 ‘한미연합훈련’
평창올림픽 이후 한미관계의 기로는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정상 재개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합훈련은 단순히 군사 연습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미동맹의 굳건함과 대북 압박기조를 상징하는 것이다.
우리 정부가 남북 관계를 고려해 연합훈련의 재연기 및 축소 등을 요구할 경우 한미관계의 급격한 악화를 피할 수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장은 지난 10일 불발된 북미대화가 다른 계기로 이뤄지더라도, 미국은 연합훈련을 연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한반도 정세에 결정적인 변수가 생기지 않는 이상 연합훈련은 계속돼야 한다는 무게감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김성한 원장은 “올림픽 이후 한미관계는 우리 정부가 안보전략의 중심축을 남북관계에 두느냐, 한미동맹관계에 두느냐가 좌우할 것”이라며 “남북 정상회담을 포기하는 한이 있더라도 한미동맹과 국제사회의 노력을 바탕으로 북한 비핵화에 집중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한미가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면 기본적으로 안보 측면에서 문제가 없어야 한다”며 “자칫 트럼프의 대북 압박 정책을 한국이 방해한다는 느낌을 줘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훈련하지 않는 연합군은 서류상의 동맹에 불과하다”고 지적한 김철우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훈련이 이뤄져야 비로소 한미 간 대화도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다”며 연합훈련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한미관계 악화, 경제·안보 둘 다 상실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가 국제사회의 대북 공조를 소홀히 하면 외교·안보 위기와 경제적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남성욱 교수는 “아무리 안보와 통상이 분리됐다고 해도 외교도 결국은 사람이 하는 일”이라며 “한미 관계가 틀어지면 통상 압박이 더 세지고, 주한미군 방위비분담 협상에서도 비슷한 압박이 들어올 수밖에 없다”고 관측했다.
실제 트럼프 행정부는 다음달 시작될 방위비분담 재협상을 앞두고 한국의 분담금을 대폭 확대하려는 의지를 비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오는 11월 미국 중간 선거를 앞두고 있어, 지지층에 ‘미국 우선주의’ 외교성과를 과시하기 위해서라도 강경한 태도로 일관할 것이라는 분석이 뒤따른다.
한미연합훈련의 균열은 한미관계 악화에 이어 한미동맹 폐기로 이어져 우리 안보에 중대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박휘락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장은 “물론 미국이 쉽게 동맹을 저버리지는 않겠지만, 미국한테도 대접 못받는 한국이 중국과 러시아한테 대접을 받을리 없다”며 “혼자 고립돼 경제도 버리고 안보도 버리는 결과를 낳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미 균열이 커지는 것은 궁극적으로 북한 비핵화가 어려워지는 것을 의미한다”며 “북한의 핵은 언제든지 한국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외교가는 한반도 정세가 불안해질수록 한미 양국이 일치된 시각과 대응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을 내놓는다.
신범철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한의 위협에 대한 평가가 한미 간에 다르게 나타나며 양국의 인식차가 커지다보면 실제로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미국은 북한의 위협에 대해 자기 이익만 중시하는 의사결정을 해서는 안 되고, 한국은 북핵 위협의 실체를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김철우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의 단독 훈련이 아닌 상대국이 있는 한미연합훈련을 일종의 협상카드로 내밀어서는 안 된다”며 “연합훈련은 연례적이고 방어적이고 이미 계획된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휘락 원장은 “군사행동이든 경제재제든 한미가 굳건하게 합심해서 북한에 ‘협상에 응하지 않으면 나라가 망하겠구나’라는 확신을 심어줘야만 한다”며 “이런저런 핑계로 재제 예외 규정을 두고 특정 사안에서 북한 편을 들며 미국 대 남북 대결구도를 만드는 것은 금물”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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