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평창’ 남북관계 순풍타나…대화 vs 도발 ‘촉각’

박진여 기자

입력 2018.03.02 01:00  수정 2018.03.02 06:09

평창패럴림픽 後 예정된 한미연합군사훈련 최대 변수

“北, 제재 탈피 목적 남북관계 개선…도발 자제할 듯”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와 정상회담 제안까지 남북 화해 무드가 조성되고 있지만, 북핵 문제가 여전히 엄존하는 상황에서 남북이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높아 보인다.(자료사진) ⓒ데일리안

평창패럴림픽 後 예정된 한미연합군사훈련 최대 변수
“北, 제재 탈피 목적 남북관계 개선…도발 자제할 듯”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북한의 비핵화 논의를 이끌어내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평창구상’이 안갯속이다. 이에 데일리안은 포스트 평창 한반도 정세의 마지막 순서로 화해 분위기의 남북관계가 지속할지 짚어본다.

핵·미사일, 말폭탄, 제재와 압박으로 살얼음판을 걷던 한반도 정세가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평화, 대화, 협력의 국면을 맞게 됐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와 정상회담 제안까지 남북 화해 무드가 조성되고 있지만, 북핵 문제가 여전히 엄존하는 상황에서 남북이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높아 보인다.

북한은 평창 동계올림픽 참여 성과를 바탕으로 평양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제안했다. 남북은 대화 개최에 긍정적인 의견을 교환했지만, 북한의 핵개발과 우리 정부의 비핵화 기조가 상충하면서 남북관계 개선을 장담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그래도 현재 남북관계는 순풍을 타는 모양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평창올림픽 개막식에 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을 보내는가 하면, 폐막식에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하며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했다.

아울러 문재인 대통령은 대북특사를 파견하기로 했다. 3차 남북정상회담과 북미대화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평창올림픽 이후 예고된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실시 여부가 최대 변수로 떠오르며 오는 3~4월이 남북관계의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평창올림픽 개막식에 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을 보내는가 하면, 폐막식에도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하며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북한과 현상유지 차원에서 한미연합훈련을 축소 및 재연기할 경우 북한의 핵개발을 사실상 묵인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고, 훈련을 재개할 경우 평창올림픽 계기 쌓아온 남북 간 공든 탑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한미 양국은 연합군사훈련 일정을 평창 패럴림픽이 끝나는 3월 18일~4월 이전에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양국은 앞서 올림픽 정신에 따라 연합군사훈련을 연기하기로 결정하고, 이후 공조를 이어가며 훈련 일정을 조율 중이다.

북한은 고위급대표단 파견과 남북정상회담 제안 등 남북관계 개선에 주력하면서도 한미훈련을 겨냥한 비난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북남관계 개선의 활로가 열리고 조선반도에 평화적 환경이 조성되는 것은 미국이 전쟁연습을 중지하는가 마는가에 달려있다"고 했다. 한미연합훈련을 향후 남북관계 개선의 향방을 가를 변수로 꼽고, 이에 대한 분명한 반대의사를 드러낸 것이다.

핵·미사일, 말폭탄, 제재와 압박으로 살얼음판을 걷던 한반도 정세가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평화, 대화, 협력의 국면을 맞게 됐다.(자료사진) ⓒ사진공동취재단

이 가운데 북한이 올해 남북관계 개선에 전향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만큼 평창올림픽 이후에도 평화공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한미연합훈련이 재개되더라도 반발 차원의 무력시위가 전개될 수는 있지만, 어렵사리 조성된 남북 대화의 판을 깨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번 북한 고위급대표단의 방남 결과를 보고받고, 앞으로 남북관계 개선 방향을 구체화하기 위한 '강령적 지시'를 내렸다. 이는 북한 헌법보다 높은 것으로, 남북관계에 있어 김정은 위원장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문제는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얻고자 하는 목표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은 핵보유국을 인정받는 범위에서 대화하려 하고, 국제사회는 핵 폐기를 전제로 하고 있어 입장차가 큰 상황"이라며 "남북관계를 개선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압박, 군사적 위협을 이완시키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흐름 속 한미연합훈련이 재개되더라도 북한이 고강도 도발을 자제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올해 남북관계 개선에 주력하고 있는 북한은 앞서 평창올림픽 기간 건군절 열병식(2월 8일)과 김정일 생일인 광명성절(2월 16일)도 상대적으로 조용하게 치르는 '성의'를 보였다.

평창올림픽 이후 예고된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실시 여부가 최대 변수로 떠오르며 3~4월이 남북관계의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자료사진) 노동신문 화면 캡처

이에 한미연합훈련이 전개되더라도 반발차원의 무력시위를 할 수는 있지만, 핵·미사일 추가실험 등 고강도 무력도발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북한이 평창올림픽과 패럴림픽 이후에도 남북대화 모멘텀을 유지하며 남북 간 협력방안에 적극 동참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밖에 평창 패럴림픽 이후 한미 연합훈련의 일정이 구체화되면 북한이 대화를 중단하거나, 군사적으로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도 제기된다.

이 같은 우려 속 우리 정부는 대화 과정 중 언제든지 북한이 전략적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고려하며 신중히 대화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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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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