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16일 주총서 백복인 사장 연임 결정
신사업 모색 위해 화장품, 건설, 교육업 등 추가
3월 주총 시즌을 앞두고 유통가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앞으로 회사를 이끌어갈 신임 대표이사 선임을 물론 사업다각화를 위한 신사업 계획도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KT&G는 오는 16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차기 사장을 확정한다. 후보는 백복인 현 사장으로 주총에서 안건이 통과되면 앞으로 3년간 KT&G를 이끌게 된다.
하지만 2대 주주인 IBK기업은행이 백 사장의 연임에 반대하고 나서면서 주총 당일 표 대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기업은행은 연임 절차상 문제와 CEO 리스크 두 가지를 문제 삼고 있다. 사장 공모를 낼 당시 지원자격을 내부 인사로 한정하고, 공모 과정을 속전속결로 처리했다는 것이다.
또 2011년 KT&G의 인도네시아 담배회사 인수 과정에서 제기된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고발된 내용도 백 사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에 대해 KT&G 노조는 낙하산 인사를 위한 사전조치라는 이유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기업은행이 백 사장의 연임 반대와 더불어 사외이사 2명을 추가로 추천한 데 따른 것이다.
기업은행은 이사회가 경영진에 편향되게 운영되고 있어 이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노조에서는 기업은행의 경영참여를 위한 일종의 ‘관치’라는 지적이다.
다만 기업은행의 지분율이 6.93%로 낮아 주총 당일 표 대결로 이어질 경우 전체 지분 중 53%를 소유한 외국인 주주가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크라운제과는 23일 열리는 주총에서 윤석빈 크라운해태홀딩스 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윤 사장은 크라운해태제과그룹 오너인 윤영달 회장의 장남이다. 그룹 지주사인 크라운해태홀딩스에 이어 주력 자회사인 크라운제과까지 지배력을 확대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풀무원은 30일 열리는 주총에서 지난해 말 퇴임한 남승우 총괄대표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이외에 이상부 풀무원 전략경영원장과 이우봉 전 풀무원식품 경영지원실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반면 CJ는 27일 주총에서 지난해 경영에 복귀한 이재현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안건을 상정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손경식 회장이 최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으로 선출되면서 이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미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CJ는 주총에 앞서 이번 주 중 이사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정관에 사업목적을 추가하며 신사업을 모색하는 기업들도 눈에 띈다.
역시 16일 주주총회를 여는 GS리테일은 가상현실(VR)기기 체험관 등 운영업을 사업에 추가한다. 앞서 이달 1일 GS리테일은 KT와 함께 서울 신촌에 실감형 미디어 체험형 안테나 샵을 오픈했다.
최첨단 VR/AR 기술과 콘텐츠를 활용해 고객들이 가상/증강 현실을 체험할 수 있는 복합 놀이 문화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FPS(스페셜포스), VR스포츠, 롤러코스터, 우주체험, 슈팅, 레이싱, 로봇전투 등 50여가지의 다양한 VR/AR 체험과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임병옥 GS리테일 신사업추진팀장은 “실감형 미디어 체험 안테나 샵 브라이트 오픈을 통해 새로운 놀이문화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첫 걸음이 될 것”이라며 “안테나 샵을 통해 실제 사업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를 확인하고 시장 진출 시 고도화된 VR콘텐츠에 대한 개발·투자 및 가맹사업 가능성에 대한 검증도 같이 해볼 생각이다”고 말했다.
23일 주총을 여는 삼양식품은 교육서비스업을, 같은 날 삼양홀딩스는 부동산 개발 및 건설업, 주택공급 및 건설사업관리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한다.
막걸리 시장 정체로 신사업을 모색 중인 29일 주총을 열고 국순당은 화장품 제조 및 판매사업을 추가한다.
이외 23일 주총을 여는 현대백화점은 주주의 권익을 보호하고 경영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이사회 안에 보상위원회와 내부거래위원회를 신설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회사 측은 “특수관계자와의 모든 내부거래에 대해 공정거래법 등이 규정하는 법적 요건보다 더 엄격히 적용해 내부거래위원회의 검토를 받아 회사 경영의 투명성을 제고할 계획”이라며 “경영진의 경영성과 및 보상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사외이사가 주축이 된 보상위원회에서 실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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