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군사행동 임박…러 “중대한 파장 초래” 맞불
신냉전구도 형성에 북핵 문제 대리전 확산 우려
시리아 반군 거점에 민간인 상대 화학무기 공격
美 군사행동 임박…러 “중대한 파장 초래” 맞불
신냉전구도 형성에 북핵 문제 대리전 확산 우려
서방세력·러 신냉전구도 형성…북핵 대리전 확산 우려
지난달 러시아 이중 스파이 살해 시도 사건으로 서방세력 과 러시아간 갈등이 촉발된 가운데 ‘시리아 화학무기 사태’를 두고 미국과 러시아의 신경전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한반도가 핵문제 해결을 위한 중대기로에 처한 상황에서 미국과 러시아 간 갈등 격화는 한반도 비핵화 성사를 가로막는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잇따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시리아 정권의 화학무기 공격 의혹과 관련, “앞으로 24~48시간 이내에 어떤 중대결정을 할 것”이라며 미국의 군사 행동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시리아 정권을 측면 지원한다는 의혹이 있는 러시아는 트럼프 대통령의 예고에 대해 “중대한 파장을 초래할 것”이라며 맞대응 의지를 내비쳤다. 각국 대리전 양상을 띄고 있는 시리아 사태가 자칫 미·러 직접 충돌사태로 확산될 수 있는 것이다.
앞서 지난 7일 시리아 동구타 두마 지역의 반군 거점에서 민간인을 상대로 한 화학무기 공격이 발생하면서 최대 100여명이 사망하고 500여명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비핵화 최후의 기회 사라질수도
격화되는 시리아 사태를 지켜보는 우리 정부도 착잡한 심정이다. 한반도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미국의 도움은 물론, 북한의 우방국이자 6자회담 당사국인 러시아의 협조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최근 중국에 이어 러시아와도 우호 관계를 새로 다지는 만큼 이들의 적극 협력 없이는 대화와 제재를 통한 북핵 문제 해결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러나 미국과 첨예한 대립을 빚는 중국과 러시아는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배제시키고 새로운 세력 우위를 점하기 위해 대북 지원을 전격 재개할 가능성이 높다. 서방세력과 친밀한 관계를 맺어온 한국에게 이들이 우호적인 태도를 취할지도 미지수다.
서방세력을 적대시하는 중·러 두 정상이 최근 장기집권 기반까지 마련한 것은 이같은 전망들에 더욱 힘을 실어준다.
양대 세력의 갈등은 북한이 핵협상에서 더욱 유리한 조건을 요구할 수 있는 협상력 제고 요인으로도 작용할 전망이다. 협상이 불발에 그치더라도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의 지원으로 체제를 유지할 수 있다는 안전장치가 마련되기 때문이다.
한편 외교가는 북한의 핵탄두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완성 및 핵무력 실전배치 시기가 불과 1년도 남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이번 남북·북미 비핵화 협상이 실패로 돌아가면 한국은 완성된 핵무력을 지니고 있는 북한을 두고 새로운 안보위기에 직면하는 것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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