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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A 비상’ 신태용은 왜 석현준을 외면할까


입력 2018.05.24 00:05 수정 2018.05.23 22:06        데일리안 스포츠 = 김평호 기자

맏형 이근호 등 공격진 연쇄 이탈에 우려

이승우와 문선민 등 대안으로 염두

신태용 감독.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2018 러시아 월드컵 개막을 20여일 앞두고 잇따라 부상 이탈자가 발생하면서 축구대표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19일 K리그1 경남FC와의 원정경기에서 경기 도중 들것에 실려 나온 이근호는 정밀검사결과 우측무릎 내측부 인대 파열로 6주 진단을 받고 결국 소집명단에서 제외됐다.

이에 대표팀은 비상이 걸렸다. 이근호는 신태용호의 플랜A 전술인 4-4-2 포메이션의 핵심 자원이었다.

실제 그는 대표팀에만 오면 부진을 면치 못하던 손흥민의 파트너로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활약할 것이 유력했다.

이근호는 지난 11월 콜롬비아와의 A매치를 통해 자신의 장점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빠른 스피드와 강인한 체력을 바탕으로 전방을 흔들며 손흥민에게 좋은 기회를 제공했다.

하지만 이근호의 이탈로 이제 최전방 투톱 자원은 손흥민과 황희찬, 그리고 김신욱 등 단 3명만이 남았다.

일단 신태용 감독은 추가 발탁 없이 그대로 팀을 끌고 나갈 계획임을 밝혔다. 그리고 대안으로 구자철, 문선민, 이승우 등을 거론했다.

그러나 세 선수의 기용이 차선책은 될 수 있지만 최선책이 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구자철은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2011년 아시안컵에서 득점왕에 오른 경력이 있지만 이미 7년 전의 일이다. 신태용 감독은 지난해 11월 세르비아전에서 손흥민과 구자철을 투톱으로 기용하는 실험을 감행했지만 실패로 끝난 바 있다.

그렇다고 아직 A매치 경험이 일천한 이승우와 문선민을 월드컵 무대에서 투톱으로 염두에 둔다는 것은 사실상 모험에 가깝다.

일단 이근호의 빈자리는 황희찬으로 채우고, 김신욱은 상황에 따라 조커로 활용하는 그림이 지금 현재로서는 가장 최선책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재 김신욱과 손흥민 역시 경미한 부상을 안고 있어 최악의 경우 공격진의 추가 발탁을 진지하게 고려해 볼 시점이 찾아올 수도 있다.

석현준은 이근호가 부상으로 빠진 이근호의 대안이 될 수 있는 공격 자원이다. ⓒ 데일리안DB

그렇다고 해서 대안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는 예비 명단에 있는 유럽파 공격수 석현준이다.

석현준은 올 시즌 프랑스리그서 6골을 넣었다. 미드필더 권창훈(11골)의 기록에 비하면 저조해보일 수 있지만 한동안 부상으로 주춤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나쁜 성적은 아니다.

석현준은 190cm의 장신이지만 김신욱과는 또 다른 유형의 스트라이커다. 스피드가 빠르고, 오랜 유럽 생활로 체격이 좋은 수비수들과의 경합에서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있다.

대표팀에서 투톱으로 나선다면 전방에서 상대 수비들과 끊임없이 경합하면서 손흥민에게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는 매력적인 카드다. 2년 전 체코 원정 평가전에서는 직접 득점까지 올리면서 유럽 팀을 상대로 경쟁력을 증명한 바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신태용 감독은 석현준을 부를 생각이 없어 보인다. 이는 신태용 감독이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첫 경기 스웨덴전의 구상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당초 신태용 감독은 작은 선수들의 민첩성과 스피드에 기대를 걸고 이승우와 문선민를 과감하게 발탁했다. 체격 조건이 뛰어난 스웨덴 수비에 정면으로 맞서기보다는 상대 수비 뒷공간을 수시로 파고들며 스피드로 상대를 흔들어보겠다는 복안이다.

이근호가 빠져 나갔지만 석현준이 아닌 이승우와 문선민이 투톱 후보로 거론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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