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제선전 보도 134건…“통일전선전략 주민들에게 알리는것”
南겨냥한 적대의식 여전히 뿌리깊어…“北 공세 대비해야”
체제선전 보도 134건…“통일전선전략 주민들에게 알리는것”
南겨냥한 적대의식 여전히 뿌리깊어…“北 공세 대비해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이 개최 된지 두 달 가량이 지난 가운데 북한 매체의 대남 비방 및 북한식 사회주의 체제선전이 끊이지 않고 있다. 북한의 비핵화·평화통일 의지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6월 12일부터 이달 29일까지 북한식 사회주의 체제를 선전하는 보도를 134건 내놨다. 아울러 남한 당정을 비방하는 논평 49건, 트럼프 행정부를 겨냥한 비방논평을 6건 게시했다.
통일부 북한정보포털에 따르면 북한의 매체들은 정보전달이나 비판 기능보다 당과 정권의 선전선동 수단으로 주로 사용된다. 특히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조선중앙통신’과 더불어 북한정권의 공식적인 대내외 메시지를 표출하는 ‘입’으로 꼽힌다.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남·북·미 화해분위기에도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업적을 부각하고 북한식 사회주의를 지켜나가야 한다는 체재선전 보도를 134건 내놨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두 편 가량의 관련 보도를 내놓고 있는 셈이다.
북한은 지난 6월 ‘자본주의에는 미래가 없다’, ‘앞날이 없는 자본주의사회’라는 제목의 보도들을 내놨고 최근에는 ‘사회주의승리는 진리이고 역사발전의 법칙’, ‘우리식 사회주의의 승리는 확정적이다’ 등 북한 체재의 우월성을 주장하는 논평을 다수 게시했다.
또 ‘동서고금에 없는 조선민족의 위대한 태양’, ‘조국청사에 길이 빛날 불멸의 업적’, ‘위대한 전승업적 천만년 빛내가리’ 등 김 씨 일가의 업적을 찬양하는 보도도 지속되고 있다. 지난 24일 ‘자주통일의 새장을 펼친 위대한 령도’라는 제목의 보도는 “우리 겨레 마음속에 위인흠모의 열기가 차 넘치고 ‘김정은열풍’이 온 남녘땅에 굽이쳤다”고 주장했다.
남측 보수정당 및 언론을 겨냥한 비방논평도 사흘에 한번 꼴로 실리고 있다. 보수 세력이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을 의심하면서 민족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된 논리다.
이날 보도된 ‘또다시 드러낸 보수패당의 추악한 대결본색’ 제하의 논평은 “보수패거리들의 골통속에는 북남관계개선이 아니라 반공화국대결의식이 꽉들어차있다”고 비난했고, 지난 17일 또다른 논평은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것들은 현정세 국면에 찬물을 끼얹고 민족적 화해화 단합, 평화통일의 흐름을 가로막아보려고 지X발광 하고있다”고 비난했다.
이외 ‘민족의 지향과 념원에 역행하는 인간추물들’, ‘반역패당의 통할 수 없는 민심수습놀음’, ‘말끔히 쓸어버려야 할 깡패잔당’, ‘절대로 변할 수 없는 반영당의 체질’ 등 논평들도 남측 보수 세력을 비난하는 내용을 실었다.
한미 정부를 겨냥한 비난 논평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20일 ‘주제넘는 허욕과 편견에 사로잡히면 일을 그르친다’는 제하의 논평은 “허황된 ‘한반도 운전자론’에 몰입돼 쓸데없는 훈시질을 해대는 것은 조선반도의 평화과정에 풍파를 일으키고 불행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지난 16일 또다른 논평은 한국의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준수를 겨냥해 “외세를 쳐다보고 그들의 비위를 맞출 하등의 이유가 없다”며 “줏대없이 외세에 추종하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후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놨다.
이외 ‘압박외교로 얻을 것은 아무것도 없다’, ‘북남관계문제에 대한 부당한 간섭’, ‘종전선언의 채택은 시대의 요구’. ‘조미관계는 미국내 정치싸움의 희생물이 될 수 없다’ 등의 논평은 미국의 대북 최대압박 정책을 강하게 비난하며 대화를 계속하기 위해서는 미국 측의 선제적인 성의 표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이들 보도가 북한 정권의 공식적인 입장임을 지적하며 남한을 향한 북한의 적개심이 여전히 뿌리 깊게 박혀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한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북한 매체는 계속 무언가 요구를 내놓은데 남측 내부에 자신들의 주장을 공론화 시키려는 의도가 깔린 것”이라며 “공식적인 회담에서 직접적으로 요구를 드러내면 반발이 거셀 것이 당연하니 계속 메시지를 표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남성욱 교수는 이어 “북한은 현재 본인들이 주도권을 쥐었다고 보고 통상적인 전술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남남갈등이 발생하거나 내부의적이 형성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는 지난 28일 국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노동신문을 보면 지금도 반 이상이 반제 계급교양을 강화하라는 내용이다”며 “지금 한국과의 교류는 통일전선전략의 일환일 뿐이며 거기에 끌려가서는 안 된다는 것을 북한 주민들에게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노동신문은 매일 남한은 섬멸해야 할 적이라고 강조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장은 “한국은 북한이 핵무기를 ‘체제 안정보장’ 이라는 수세적인 이유로 개발했다고만 인식한다”며 “핵을 공세적인 의도로 개발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독자적이고 선제적인 대비태세에 나서야 한다”고 경고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