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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양석 "4대그룹 총수, 북한 마지못해 따라간 것 아니냐"


입력 2018.10.01 16:55 수정 2018.10.01 17:19        정도원 기자

현대아산 '30년 독점권' 보유 중인데…

조명균 "무효는 아니지만 고려해볼 필요 있어"

현대아산 '30년 독점권' 보유 중인데…
조명균 "무효는 아니지만 고려해볼 필요 있어"


정양석 자유한국당 의원이 1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조명균 통일부장관을 상대로 대정부질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자유한국당 차기 정책위의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정양석 의원이 북한 관련 각종 사업에 현대아산이 30년간 독점권을 보유한 점을 들어 삼성·LG 등 4대 그룹 총수는 특별한 의미 없이 방북에 동행했던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조명균 통일부장관은 북한의 SOC(사회간접자본)와 관련한 현대아산의 30년 독점권은 향후 남북경협 추진 과정에서 다시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의원은 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외교·안보·통일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4대 그룹 총수의 북한 방문에 북한의 요청이 있었느냐"며 "마지 못해서 따라간 것 아니었느냐"고 포문을 열었다.

정 의원이 이렇게 물은 이유는 현대아산과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와의 대북 독점 사업권 협약 때문이다.

앞서 2000년 8월 정몽헌 당시 현대아산 회장과 조선아태평화위는 향후 30년간 7개 대북 사업 분야에서 현대아산의 30년간 독점사업권을 보장하는 협약을 맺었다. 이 7개 사업 분야에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경의선 등 철도 연결 사업은 물론 전력·통신·공항 등 각종 SOC 사업이 망라돼 있다.

정 의원은 "현대아산이 사업(독점권)을 위해 김대중 대통령의 정상회담 비용으로 나라가 내야 할 1억 달러를 포함해 5억 달러를 (북한으로) 송출했다"며 "그로 인해 현대아산은 어려움을 겪고 CEO가 희생되는 슬픔을 겪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대아산이 30년간 맺은 대북 사업 독점 계약은 어떻게 되느냐"며 "삼성·LG에게 북한에 같이 가자고 강요할 게 아니라, 현대아산과 북한이 맺은 계약을 잘 지키도록 독려하면 다른 기업도 자연히 뛰어들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조명균 장관은 "현대아산과 북측 아태평화위원회 간의 합의가 무효다, 의미가 없었다라고 할 수는 없지만, 앞으로 당국간 협의를 통해 기간산업을 추진해간다면 하나의 권리로서 작용하는 것은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정양석 자유한국당 의원이 1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조명균 통일부장관을 상대로 대정부질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한편 정양석 의원은 경의선·동해선 복선전철 연결과 개성·평양간 고속도로, 고성·원산간 국도 연결에 50조2653억 원이 소요된다는 자체 추산 결과를 내놓으며, 통일부가 남북 철도·도로 연결 사업에 제대로 된 재정추계를 내놓지 못하는 이유를 추궁했다.

정 의원은 "한국철도시설공단과 국토교통부 도로업무편람에 나온 바에 따르면, 용지비와 차량구매비·전력공급비는 별도로 하더라도 복선전철은 ㎞당 355억 원, 4차선 고속도로는 358억 원, 국도는 215억 원이 든다"며 "전문가가 아닌 나도 비용을 제시할 수 있는데, 통일부장관은 50조 원 넘는 액수 발표하기가 불편해서 꼼수를 부렸느냐"고 몰아붙였다.

답변에 나선 조 장관은 "전혀 불편한 진실이거나 몰라서 하지 않은 게 아니다"라며 "복선전철이나 고속도로를 예로 들었지만, 단선철도를 현대화할 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게 북측과 현지조사를 거쳐서 협의가 돼야 구체적 추계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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