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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연 "R&D 세금 부담 1조 줄이면 3000개 일자리 창출"


입력 2018.10.23 11:00 수정 2018.10.23 15:18        이홍석 기자

R&D 1억 투자시 0.3명 고용창출...연 세액공제 축소효과 1조

대기업 세액공제율 세계 최하위...대·중소 차등지원 가장 커

기업규모 별 R&D 투자 및 세액공제 신고현황.ⓒ한국경제연구원
R&D 1억 투자시 0.3명 고용창출...연 세액공제 축소효과 1조
대기업 세액공제율 세계 최하위...대·중소 차등지원 가장 커


연구개발(R&D) 세금부담을 1조원 줄이면 3000개 일자리 창출 효과를 가져온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또 현행 대기업의 R&D 세액공제 규모가 전 세계 최하위 수준으로 중소기업과의 차등지원 정도도 가장 크게 나타나 성장잠재력 확충과 일자리창출을 위한 R&D 세제지원 보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최근 홍우형 한성대 교수에게 의뢰한 '우리나라 기업 R&D 투자의 고용창출효과에 대한 실증연구' 보고서를 통해 최근 5년간(2014~2018)간 R&D 세액공제 축소로 인한 대기업 세 부담 증가액은 향후 연 1조원으로 예상되며 이는 연 3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금액이라는 분석이 나왔다고 23일 밝혔다.

보고서는 지난 1999년부터 2016년까지 국내 기업 R&D 투자의 고용효과를 분석했을때 현재보다 R&D 투자를 1억원 늘리면 0.3명의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R&D 투자에 대한 고용탄력성은 0.028로 연구개발비 지출이 1% 증가할 때 고용은 0.028%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R&D 투자의 고용효과는 과거보다 현재가 크고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에서 크게 나타났다.

시기별로 보면 전체기업의 고용탄력성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1999~2007년) 0.028에서 금융위기 이후(2008~2016년) 0.032로 높아졌다. 기업규모별로 보면 중소기업은 0.023(1999~2007년)에서 0.025(2008~2016년)로 8.7% 증가한 반면에 대기업은 0.028(1999~2007년)에서 0.032(2008~2016년)로 14.3% 고용탄력성이 증가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 등 R&D 지출이 많은 산업분야에서 고용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크스, 연탄 및 석유정제품 제조업’, ‘전문 서비스업’, ‘종합 건설업’ 등이 고용효과가 높았으며 예외적으로 ‘금융업’, ‘의복, 의복액세서리 및 모피제품 제조업’ 등은 음(-)의 고용효과를 보였다.

한경연은 전자·자동차·화학 산업분야에서 전체 R&D 지출의 70.6%를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전자부문의 R&D 지출은 절반(50.3%)을 차지해 고용창출에 상당부문을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홍우형 한성대 교수는 이러한 연구 결과에 대해 “R&D 투자는 저성장과 고용불안이라는 두 난제를 극복하기 위한 해결책이 될 수 있으며 이는 보다 적극적인 지원을 통한 기업 R&D 유인체계를 조성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내 전체기업이 신고한 세법상 R&D 투자규모는 총 31조3000억원으로 이 중 대기업은 21조9000억원(70.0%), 중소기업 7조2000억원(23.0%), 중견기업 2조2000억원(7.0%) 등의 순으로 투자가 이뤄졌다.

세액공제액은 총 2조9000억원으로 중소기업 1조8000억원(62.1%), 대기업 9000억원(31.0%), 중견기업 2000억원(6.9%) 등의 순으로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3배를 투자했으나 세액공제액은 반대로 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 2배가 많았다.

R&D 투자공제율은 대기업 4.1%, 중소기업 25.0%, 중견기업 9.1%로 대·중소기업 간 6.1배, 대·중견기업 간에 2.2배 차이가 났다.

한경연은 이러한 기업규모별 세부담 격차는 지난 2014년부터 대기업에만 적용된 지속적인 R&D 세액공제율 축소의 결과라며 축소 전 2013년 세액공제율을 적용했을때 보다 향후 연간 1조원을 대기업들이 초과부담 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위 연구보고서를 바탕으로 했을 때 매년 3000개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금액이다.

한경연은 R&D 세액공제를 실시하는 세계 주요국과 비교했을 때 국내 대기업의 R&D 세액공제율은 최하위, 중소기업은 중·상위권 수준이며 대·중소기업 간의 차등지원 정도는 가장 크다고 지적했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당기분 공제방식’을 사용하는 17개 비교 국가들 중 국내 대기업 R&D 세액공제율은 17위로 가장 낮았으며 중소기업은 8위로 중상위권으로 나타났다.

‘증가분 공제방식’을 사용하는 8개 비교 국가들 중 대기업 세액공제율은 두 번째로 낮았으며, 중소기업은 가장 높았으나 그 중 3.5%(’17년)만이 증가분 방식을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대·중소기업 R&D 공제율 차등지원 정도는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세액공제 형태로 R&D 세제지원을 실시하는 30개 비교 국가들 중 우리나라의 대기업 대비 중소기업 우대 정도는 12.5배로 가장 높았으며 2위 캐나다(2.3배)와의 격차도 컸다. 미국과 이탈리아 등 19개국은 공제율 차등지원이 없었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계속되는 대기업 R&D 세제지원 축소가 국내투자와 기술경쟁력 감소로 이어질까봐 우려된다"며 "생산성을 높이고 일자리를 창출하려면 R&D 투자유인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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