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 외면’ 이승우, 쇼맨십보다 쇼타임 필요
벤투 감독 체제 이후 처음으로 대표팀 탈락
소속팀과 대표팀 내 치열한 포지션 경쟁서 밀려
소속팀 주전 경쟁에서 밀려난 이승우(헬라스 베로나)가 결국 대표팀에서 제외됐다.
이승우는 5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발표된 11월 A매치 호주 원정 2연전(벤투호 3기)에 나설 대표팀 명단 26인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 체제 이후 이승우가 대표팀 소집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이승우의 제외는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기도 했다.
앞서 벤투호 1,2기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이승우는 10월 2차례의 평가전에서 단 1분도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벤투 감독 체제에서 치른 A매치 4경기서 그의 출전 시간은 10여 분에 불과하다.
아시안게임 활약상을 바탕으로 대표팀에 부름을 받은 이승우지만 지난 9월 벤투 감독의 데뷔전이었던 코스타리카전에서 후반 38분 교체 투입돼 추가시간까지 10분 가량을 소화한 것이 전부다.
대표팀 소집시에 훈련 과정이나 선수 구성을 봤을 때 이승우가 벤투 감독의 성에는 차지 않았다는 의미다.
실제로 벤투 감독은 이승우가 대표팀 주전 경쟁에서 밀려났음을 언급했다.
그는 “지금 이승우는 소속팀에서 출전 못하는 것도 영향이 있다”면서도 “그보다 중요한 것은 해당 포지션에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이다. 동일 포지션에 상당히 능력이 좋고 여러 멀티 플레이어들이 포진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소집 때에는 이승우가 발탁이 됐었는데 활용을 못한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이번 소집 때는 발탁을 안했다. 추후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지켜봐야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이승우는 소속팀 헬라스 베로나에서도 주전 경쟁에서 밀려났다. 그는 올 시즌 4경기 밖에 나서지 못했는데 그나마 리그 선발 출전도 단 한 번(7라운드 레체전)에 불과했다.
벤투 감독이 대표팀 내 이승우 포지션에서 경쟁이 치열하다고 언급했지만 소속팀서 출장 횟수가 적어 경기력이 떨어진 부분도 분명 한몫한다.
반대의 경우가 이청용이다.
러시아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한 이청용은 최근 소속팀서 도움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맹활약을 펼치면서 다시 대표팀에 부름을 받았다.
벤투 감독도 “이청용은 최근 소속팀서 활약이 좋았고, 이전부터 관찰하면서 봐온 능력이 있기 때문에 발탁했다”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11월 A매치 소집 명단에서 제외되긴 했으나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승우 역시 한국 축구에 소중한 자원 가운데 하나다. 특히 이승우는 지난 A매치에서 경기에 나서지 않았음에도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며 모처럼 찾아온 축구 붐에 일조하기도 했다.
특히 그라운드 안팎에서 보이는 특유의 쇼맨십은 늘 대중의 관심과 사랑을 독차지했다.
하지만 지금은 오로지 경기력만으로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아야 되는 상황이 왔다. 쇼맨십보다는 그라운드 안에서의 쇼타임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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