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한 킥’ 기성용, 대표팀서도 차면 안 되나
리그 경기서 날카로운 킥력 과시
대표팀서는 손흥민에 양보했지만 효과는 미미
‘패스마스터’ 기성용이 새로운 소속팀 뉴캐슬에서 본격적인 주전 경쟁의 서막을 알렸다.
기성용은 11일(한국시각) 영국 뉴캐슬의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열린 AFC본머스와의 ‘2018-19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2라운드 경기서 선발 출전해 존재감을 드러내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한동안 교체는커녕 출전 선수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기성용은 주전 중앙 미드필더 존조 셸비의 부상을 틈타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빠르게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다.
지난 라운드 왓포드전에서 교체로 들어와 시즌 첫 도움을 기록했던 기성용은 2경기 연속 출전으로 라파엘 베니테즈 감독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전매특허인 ‘명품 킥’이 위력을 떨치고 있다. 이날 기성용은 코너킥과 프리킥 등 뉴캐슬의 세트피스를 전담하며 날카로운 크로스를 연신 문전으로 쏘아 올렸다. 스완지 시티 시절 리그 최고의 패스 성공률을 자랑했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전반 40분에는 뉴캐슬의 추가골을 견인했다. 오른쪽 측면에서 기성용이 반대 방향에 서 있던 케네디에게 정확한 롱패스를 건넸고, 이후 케네디의 크로스가 살로몬 론돈의 헤딩골로 연결됐다.
익히 알려진 대로 기성용의 킥 능력은 정평이 나 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대표팀에서는 전담 키커로 나서는 기성용의 모습을 보는 것이 쉽지 않아졌다. 현재 대표팀에서 코너킥은 대부분 손흥민이 도맡아 차고 있고, 프리킥 역시 기성용이 관여하는 횟수가 적다.
원래 대표팀의 전담 키커는 기성용이었다. 하지만 전임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189cm의 큰 신장을 활용하겠다는 이유로 어느 순간 전담 키커를 기성용에서 손흥민으로 바꿨고,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생각보다 효과는 그리 크지 않았다.
실제 전담 키커가 바뀐 이후 손흥민의 직접적인 킥이 동료의 득점으로 곧바로 연결된 것은 2015년 단 2번뿐이다. 당시 우즈베키스탄과 미얀마를 상대로 손흥민의 코너킥이 동료의 머리에 안기며 득점으로 연결됐다. 그 뒤로는 3년 가까이 손흥민은 코너킥이나 프리킥으로 어시스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물론 손흥민 혼자만의 잘못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대표팀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 시절부터 신태용 감독 부임 이후까지 무려 1년 6개월 동안 세트피스 득점이 나오질 않았던 적도 있었다. 여기에 헤딩이 약한 기성용도 생각보다 신장의 이점을 잘 살리지 못하고 있다.
이도저도 아니라면 차라리 예전처럼 다시 기성용이 대표팀서 코너킥 등을 도맡아 차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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