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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고민’ 벤투호, 더블 스쿼드 무한 경쟁


입력 2018.11.22 11:50 수정 2018.11.22 12:44        데일리안 스포츠 = 박시인 객원기자

차포 뗀 호주 원정서 다양한 포메이션 실험

벤투 감독.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6경기 연속 무패. 벤투호가 패하는 법을 잊었다. 특히 플랜 B의 성공과 백업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면서 벤투 감독은 누굴 택해야 될지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됐다.

일단 선수층이 두텁다. 적어도 아시아권에서는 이토록 화려한 스쿼드를 찾아보기 어렵다. 벤투호는 이번 호주, 우즈베스키스탄과의 2연전에서 차포를 모두 뗀 채 호주 장거리 원정에 나섰다.

손흥민, 황희찬, 이재성, 기성용, 정우영, 장현수 등 척추 라인을 형성하는 주전급들이 대거 제외됨에 따라 험난한 2연전이 예상됐다. 하지만 내용과 결과를 모두 잡았다. 실질적으로 아시안컵 토너먼트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높은 호주와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1승 1무라는 호성적을 거뒀다.

1군이 총 출동한 호주를 상대로는 적지에서 승리를 눈앞에 뒀으나 종료 직전 통한의 실점으로 1-1 무승부에 그쳤다. 3일 뒤 우즈베키스탄전에서는 화끈한 공격 축구를 앞세워 4-0의 통쾌한 승리를 이끌어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수확은 최대한 많은 선수들을 실전 경기에 투입하며 실험할 수 있었고, 플랜 B를 마련했다는데 있다. 사실 벤투 감독은 지난 9월과 10월 A매치에서 큰 변화 대신 연속성을 유지하며 베스트 11의 조직력을 극대화시키는데 무게를 뒀다.

하지만 이번 호주 원정에서는 달랐다. 전력누수가 가장 심했던 2선과 3선은 이청용, 나상호, 문선민, 황인범, 주세종 등을 기용했고, 이들 모두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쳐보였다.

특히 ‘올드보이’ 이청용의 부활이 무척 반갑다. 크리스탈 팰리스를 떠나 독일 2부리그 보훔으로 둥지를 튼 이청용은 많은 출전 기회를 잡으면서 경기력을 끌어올렸고, 이는 대표팀까지 이어졌다. 측면과 중앙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공을 소유하고, 연계 플레이와 빌드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노련미와 센스가 단연 돋보였다.

새로운 3선 조합의 발견도 큰 성과다. 벤투호의 붙박이 주전 기성용-정우영 콤비 못지 않게 황인범-주세종 조합이 합격점을 이끌어냈다. 황인범은 창의적인 기술과 패스, 볼 키핑력을 선보였다면 주세종은 팀을 위한 헌신성, 정확한 롱패스로 윤활유를 더했다.

포백 수비도 두텁기는 마찬가지다. 왼쪽 풀백은 홍철과 박주호의 경쟁 구도가 불꽃을 튀기 시작했으며, 센터백 김영권의 파트너로 김민재를 비롯해 정승현, 박지수, 권경원 등이 가능성을 확인했다. 골키퍼는 김승규가 다소 앞서있는 형국이지만 조현우의 반격도 무시할 수 없다.

최전방은 황의조가 확실하게 벤투 감독으로부터 눈도장을 찍은 가운데 도전자 석현준이 부진을 털고 우즈베키스탄전에서 골 침묵을 해소한 것은 고무적이다.

이번 11월 평가전을 통해 김정민, 나상호, 박지수 등이 A매치 데뷔전을 치렀고, 이청용과 구자철, 권경원, 정승현은 벤투호 체제에서 처음으로 출전 기회를 부여받았다. 벤투 감독의 축구 철학이 비교적 빠르게 녹아들었으며, 세대교체가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

2019 AFC 아시안컵 최종 엔트리 발표를 위한 벤투 감독의 행복한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박시인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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