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로그바부터 세자르까지, 2018년 지는 큰 별들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 코트디부아르 축구의 전설 디디에 드로그바가 공식적으로 현역 은퇴를 선언하며 20년간 이어진 축구 선수로서의 삶에 마침표를 찍었다.
드로그바뿐 아니라, 올 한 해에도 축구계를 떠난 전설들은 많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간판 미드필더인 마이클 캐릭이 현역 은퇴를 선언했고, 브라질의 수호신으로 불렸던 줄리우 세자르 또한 축구계와 작별했다.
아스날의 페어 메르테사커와 바이엘 레버쿠젠에서 뛰었던 슈테판 키슬링도 그 주인공들 중 하나다. 외계인 호나우지뉴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 디디에 드로그바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 드로그바의 별명은 검은 예수다. 코트디부아르 태생의 그는 첼시와 대표팀의 간판 공격수임은 물론 축구공으로 전쟁을 멈추며 화제를 모은 인물이다.
2005년 당시 내전으로 폐허가 된 조국을 위해 월드컵 본선에 팔을 걷어 부친 드로그바와 코트디부아르 선수들은 독일 월드컵 본선 진출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후 카메라 앞에 모습을 드러낸 드로그바는 "우리는 즐기길 원한다. 그러므로 총성을 멈춰달라"고 반군과 정부군을 향해 간청했다.
드로그바의 말에 코트디부아르 내 반군과 정부군은 총성을 멈췄고, 이후 평화협정을 맺었다. 그리고 기나긴 내전을 멈췄다. 이후에도 드로그바는 자국민들을 위해 아낌 없이 지원을 다하며, 코트디부아르의 검은 예수로 불린다.
드로그바의 진가는 남다른 선행뿐 아니라 기록에서도 드러난다.
주제 무리뉴 감독 부임 이후 첼시의 전성기를 이끈 공격수며, 2011-12시즌에는 팀의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끄는 맹활약으로 첼시에 사상 첫 유럽 트로피를 선물했다. 첼시 소속으로 드로그바는 164골을 넣었다. 이는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 부임 이후 첼시 득점 순위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 호나우지뉴
호나우지뉴는 공식 은퇴 발표가 다소 늦었다.2015년 플루미넨세 생활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쳤지만 공식적으로 은퇴를 선언한 건 올 1월이었다.
호나우지뉴는 21세기 축구계 아이콘 중 하나다. 현란한 드리블 돌파는 물론 쇼맨십 그리고 위기에서 돋보이는 에이스 본능까지, 일명 외계인으로 불렸던 그는 많은 이의 사랑을 받은 브라질, 그리고 바르셀로나의 레전드다.
2015년 플루미넨세에서 활약한 이후, 인도에서 풋발 선수로서 새 삶을 이어갔지만, 올 1월 그는 공식적인 은퇴를 선언했다. 지난 7월 러시아 월드컵 폐막식에서는 드러머로 변신해 화제를 모았다. 최근에는 파산설을 비롯한 여러 구설수에 몸살을 앓았지만, 자선 경기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다시금 이슈 메이커로 우뚝 섰다.
# 마이클 캐릭
맨유 중원의 핵심, 패스 마스터, 현역 시절 캐릭은 맨유 중원의 활력소인 동시에 팀의 리더이자 캡틴이었다. 맨유에 입성한 시기는 2006년이었지만, 루니가 에버턴으로 떠나면서 지난 시즌 공석이 된 맨유의 주장직을 이어갔다.
캐릭의 장점은 정확한 패싱력이다. 활동량을 무기로 중원에서부터 송곳 같이 찔러준 패스가 일품이었고, 공 배급을 통해 동료에게 기회를 만들어주는 동시에 수비적으로도 단단한 모습을 보여주며 맨유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적지 않은 나이 탓에 서서히 그라운드보다는 벤치를 지키는 일이 잦아졌던 캐릭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선언했고 곧바로 맨유 유소년팀에 합류했다.
# 페어 메르테사커
독일 대표팀과 아스널의 간판 수비수, 198cm의 장신인 메르테사커는 뛰어난 수비력은 물론이고 동료를 활용한 수비 라인 정비 역시 훌륭한 선수로 불린다. 속도는 느리지만, 대신 상대 공격진의 전진을 틀어 막는 질식 수비를 앞세워 존재만으로도 수비진에 큰 힘을 실어준 선수로 꼽힌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우승 이후에는 대표팀에서 은퇴했고, 이후 소속팀 아스널에만 전념했던 그는 지난 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공식 선언했고, 곧바로 지도자로 변신해 현재는 아스널 18세 이하 팀을 지휘 중이다.
# 슈테판 키슬링
비운의 공격수로 불린 슈테판 키슬링는 뉘른베르크를 거쳐 2006년부터 2018년까지 바이엘 레버쿠젠에서만 활약했다.
소속팀에서는 믿을맨이었지만, 아쉽게도 대표팀 내 활약상은 미미했다. 1984년생인 키슬링은 잦은 부상으로 재능을 만개하지 못한 선수다. 2016-17시즌부터는 눈에 띄게 출전 시간이 줄어들기 시작했고, 은퇴 전 마지막 시즌인 지난 시즌 또한 8경기 출전이 전부였다.
레버쿠젠 소속으로 131골(분데스리가)을 터뜨린 그는 2017-18시즌 종료와 함께 레버쿠젠과 작별을 선언하며 축구화를 벗었다.
# 줄리우 세자르
브라질의 수호신이자 인터밀란 트레블 주역인 세자르는 지난 4월 플라멩구 소속으로 마지막 경기를 치르며 현역 은퇴를 공식 선언했다.
특이한 점은 자신이 처음으로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한 플라멩구에서 경력을 마무리했다는 점이다. 세자르의 경우, 인터 밀란에서 팀의 수호신으로 활약하며 이름을 알렸다.
2009-10시즌에는 동물적인 반사 신경을 앞세워 인테르의 3관왕 주역으로 우뚝 섰고, 꾸준한 활약을 무기로 현지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후 한다노비치의 가세로 팀 내 입지가 좁아진 그는 퀸즈 파크 레인저스와 토론토 등을 거쳐 2014년 여름부터는 벤피카에서 뛰었고, 이후 지난 1월 플라멩구 입단 이후 4월 아메리카 미네이루전을 끝으로 골키퍼 장갑을 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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