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창민 17억 계약…거품 빠질 징조?
원 소속팀 NC와 3년간 17억 원 FA 계약
비슷한 수준 계약자들과 비교해 가성비 높아
2019 FA 1호 계약자는 NC 잔류를 택한 모창민이었다.
NC 다이노스는 28일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인 모창민과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2019시즌부터 3년간 보장 금액 17억 원(계약금 8억 원, 연봉 3억 원)에 옵션 달성 시 연 1억 원씩 최대 20억 원을 받는 조건이다.
NC 김종문 단장은 “모창민 선수는 한 방을 갖춘 강타자이자 여러 포지션이 가능한 선수”라며 “모범적인 선수생활을 대표하는 좋은 사람으로 동료, 선후배를 이끌며 팀을 뭉치게 하는 역할도 더욱 기대한다”고 말했다.
모창민의 계약은 한창 협상 중인 다른 FA들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당초 대어급으로 분류되지 않았지만 가장 먼저 계약을 마친 만큼 어느 정도 가늠자 역할을 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난해까지 ‘거품 몸값’이 즐비하던 FA 시장에서 이번 모창민의 계약은 합리적 수준일까.
2013년 몸값 거품이 시작된 이래 10억 원대 중반에서 20억 원대까지, 모창민 수준의 중소형급 FA 계약을 체결한 타자들은 지난해까지 모두 13명이다.
이들이 계약 기간 내 받았던 연평균 액수는 약 6억 1700만 원으로 앞으로 3년간 연평균 5억 6700만 원을 받게 될 모창민보다 높다.
계약 직전 성적도 비교해야 한다. 이들의 3년간 누적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평균은 3.26이었는데 마찬가지로 3.90을 기록한 모창민은 이들보다 높았다. 즉, 액수와 직전 성적, 모든 면에서 모창민이 평균보다 저렴하고 효율적이었다는 뜻이다.
이는 1WAR당 연평균 금액에서 잘 드러난다. 앞선 중소형급 계약자들은 1WAR당 3억 2600만 원 정도로 책정됐지만 모창민은 이보다 훨씬 저렴한 1억 4500만 원을 평가받았다.
모창민은 NC 창단 멤버로 그동안 특출한 활약은 없었지만 꾸준함을 무기로 팀에 대한 기여도가 상당했던 선수다. 이는 팀에 대한 충성도가 이번 계약 협상에서 반영됐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모창민은 예년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액수에 계약했고, 몸값 거품이 빠질 징조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
한편, 중소형급 계약에서 가성비가 가장 뛰어난 타자는 2014년 이대수(1WAR당 6300만 원)였고, 가성비가 가장 좋지 않았던 선수는 2015년 kt로 이적한 박경수로 1WAR당 무려 10억 9800만 원이었다. 물론 FA 계약 후 두 선수는 전혀 다른 길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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