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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 다시 찾은 김병준…'큰그림' 그리나


입력 2018.12.22 03:00 수정 2018.12.22 05:54        정도원 기자

비대위원장 5개월 동안 TK 방문 벌써 네 차례째

친척도 "고령, 내가 단속" 정치행보 기정사실화

金 "당이 요구하는 일, 거절 않고 희생하겠다"

비대위원장 5개월 동안 TK 방문 벌써 네 차례째
친척도 "고령, 내가 단속" 정치행보 기정사실화
金 "당이 요구하는 일, 거절 않고 희생하겠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오후 대구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시민토크콘서트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DB

자유한국당의 가치 정립과 인적 쇄신을 주도하며 반환점을 돈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다음 정치행보로 '큰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21일 오후 연고지인 대구·경북을 찾았다. 김 위원장은 경북 고령 출신으로 초등학교 1학년 때 대구로 올라와 초·중·고등학교와 대학을 모두 대구에서 나온 TK 출신이다.

이날 대구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시민과의 토크콘서트에서 김 위원장은 황태순 '황태순TV' 대표와의 대담을 통해 자연스럽게 지역 연고를 부각시켰다.

김 위원장은 "고령에서 태어나 대구에 올라온 게 초등학교 1학년 때"라며 "이후 수성동과 남산동, 동산동에서 살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아버지가 공직자를 그만두고 오징어·양말 이런 것을 행상을 하게 돼서, 나도 고령에서 나와서 참 어렵게 살았다"며 "나도 오징어를 고령까지 들고가서 내다팔고 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대구상고를 다니던 시절, 아들이 대학에 진학하기를 원하던 부친의 뜻에 따라 영남대에 진학하게 된 이야기 등 '인간적 스토리'도 풀어놓았다.

김 위원장의 이날 TK 방문은 지난 7월 비대위원장으로 위촉된 이래 5개월 동안 벌써 네 번째다.

비록 스스로 "오늘 행사가 앞으로의 새로운 정치적 구상과 관련된 게 아니냐고 할 수 있을텐데 전혀 아니다"라고 손사래를 쳤지만, 임기 후반부에 TK를 다시 찾은 것은 전당대회 이후 정치행보의 '밑그림'을 그리기 위해 연고지를 찾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자연스레 나올 수밖에 없다.

게다가 공식 일정은 시민토크콘서트 하나지만, 김 위원장은 행사 이후 상경하지 않은 채 지역에 좀 더 머무를 것으로 알려졌다. 연고지의 다양한 지역사회 관계자와 접촉하며 기반을 다지는 작업을 할 개연성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그렇다면 김 위원장이 구상하는 향후 정치행보는 무엇일까.

소거법으로 보면, 이날 김 위원장이 직접 부정한 가능성은 △경북 고령·칠곡·성주 국회의원 출마 △21대 총선에서 대구 출마 △차기 전당대회 당권 도전 등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토크콘서트 도중 "아까 점심에 친척 형님을 만났더니 '고령은 내가 가서 단속하겠다'고 하기에 상상도 안하고 있다가 깜짝 놀랐다"며 "'형님, 아니다. 출마할 일 전혀 없다'고 했더니 '그러면 대구 출마냐'고 하더라"고 웃었다.

그러면서 "정치행보를 어떻게 할지는 모르지만 아닌 것은 아닌 것"이라며 "고령·칠곡·성주와 대구에서는 출마하지 않는다"고 잘라말했다.

이날 대구 동구에서 토크콘서트 현장에 온 60대 남성 우모 씨는 "참신하고 리더십이 있는 분이 당대표가 돼야 하는데, 지금은 주자가 없다"며 "차라리 비대위원장이 잘하는가 싶으니 또다시 하도록 하는 게 어떠냐"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토크콘서트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권을 내가?"라며 "내가 무슨 당권을 (도전하느냐)"이라고 가능성을 일축했다.

국회의원 재선거나 총선, 전당대회가 모두 아니라면서도 향후에도 정치행보를 계속한다는 점은 뚜렷이 했다. 그렇다면 김 위원장의 시선이 향해 있는 곳은 대체 어디일까.

경북 고령·칠곡·성주나 대구와 같은 '온돌'을 꿰차고 앉아 단순히 국회의원 한 번 하는 게 아니라, 어려운 역할을 맡아 정치적 체급을 불린 뒤 보다 높은 곳을 노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 위원장은 "당이 필요해서 '이런 일을 해달라'고 한다면 거절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어떻게든 뭘해야 할 것"이라며 "당에서 내게 뭘 요구할 때는 덕을 보라는 게 아니라 희생해달라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와 관련, 이날 토크콘서트 대담 진행을 맡은 황 대표의 발언도 매우 의미심장했다는 분석이다.

황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난 2001년 바로 여기(대구그랜드호텔)에서 토크콘서트를 했다"며 "지금 '대구·경북민이 묻고 김병준이 답하다'는 플래카드가 붙어 있는 저 자리에 바로 '꿈은 이루어진다'는 플래카드가 붙어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황 대표는 "노 전 대통령은 그 이듬해에 '꿈'을 이뤘다"고 묘한 여운을 남겼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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