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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 감독 욕심…대가는 무딘 손흥민


입력 2019.01.26 07:41 수정 2019.01.27 00:13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축구대표팀, 카타르에 패해 아시안컵 탈락

소속팀서 지쳤던 손흥민, 합류하자마자 출전

손흥민은 토너먼트서 날카로운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다.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에이스 손흥민이 힘을 쓰지 못한 축구대표팀의 아시안컵 우승이 물 건너갔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5일(한국시각)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AFC 아시안컵’ 카타르와의 8강전에서 0-1 패했다.

이로써 1960년 이후 59년 만에 우승 도전에 나섰던 한국의 꿈은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더불어 대표팀이 아시안컵 4강에 오르지 못한 것은 2004년 이후 처음이다.

패인은 역시나 골 결정력이다. 이날 대표팀은 볼 점유율에서 60%-40%로 크게 앞섰다. 사실상 공격의 주도권을 쥐고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나 공격의 질이 떨어졌다는 게 문제였다. 슈팅 숫자는 10-11로 오히려 뒤졌고, 골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유효 슈팅에서도 2-4로 카타르가 더 좋은 모습을 보였다. 특히 대표팀은 후반에 들어서야 첫 유효 슈팅을 기록할 정도였다.

대표팀 에이스 손흥민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손흥민은 지난 바레인과의 16강전에 이어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 공격을 주도했다. 하지만 토트넘에서 맹활약하던 손흥민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체력적인 부분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손흥민은 이번 아시안컵에 합류하기 전부터 지쳐있던 상황이었다.

소속팀 토트넘은 지난달부터 손흥민을 쉴 틈 없이 출전시켰고, UAE로 떠나기 전 25일간 8경기서 무려 694분(11시간 34분)을 소화했다. 부상 없이 출전한 것만으로도 기적에 가까운 강행군이었다.

따라서 뒤늦게 대표팀에 합류한 손흥민은 중국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서 결장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으나 벤투 감독은 출전을 명했다. 앞선 1~2차전에서 공격의 실마리가 풀리지 않자 에이스 카드로 분위기를 전환하려는 의도였다.

벤투 감독의 예상은 적중했다. 실제로 대표팀은 이번 대회 5경기 중 중국전에서 가장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그리고 손흥민은 PK를 유도한데 이어 코너킥 상황에서 김민재의 골을 어시스트하며 대표팀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손흥민은 합류 시점부터 지쳐있던 상황이었다.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그러나 손흥민의 중국전 출전은 독이 되고 말았다. 우승까지 이르기 위한 벤투 감독의 안목이 부족함을 나타내는 순간이었다.

손흥민은 바레인과의 16강전에서 굼뜬 모습을 보였고 이렇다 할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그럼에도 교체 없이 연장까지 120분을 모두 소화한 손흥민이다.

카타르와의 8강에서도 부진은 계속 이어졌다. 가뜩이나 힘든 상황에서 상대 수비수들은 손흥민의 이름값을 잔뜩 의식해 그가 공을 잡을 때마다 집중 마크를 펼쳤다. 몸이 따라주지 않은 손흥민이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손흥민은 카타르전 패배 후 믹스트존 인터뷰서 손흥민도 "솔직히 이런 말을 하는 걸 꺼려하는데 여기 와서 몸이 좋았던 적이 없었다. 잠도 잘 못 잤다. 더 잘했어야 했는데 체력 문제가 됐다"고 토로했다.

이어 "내가 해줘야 하는데 체력 문제가 겹치다보니 그러질 못했다. 너무 못해서 나 자신에게 화가 났다. '다음 경기는 좋아지겠지, 좋아지겠지'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데 오늘도 나 때문인 것 같다"고 자책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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