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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화협 "北당국, 밥만 먹으면 만족해 보이는 것 우려해"


입력 2019.05.14 14:06 수정 2019.05.14 14:21        이배운 기자

김홍걸 민화협 의장 "하노이 회담후 큰 충격…자존심 상한 상태"

이기범 북민협 회장 "정치적 필요에 따른 입장표출…주민들 위해 할일 해야"

태영호 "식량을 받아도 당당하게 폼 나게 받게 해달라는 것"

김홍걸 민화협 의장 "하노이 회담후 큰 충격…자존심 상한 상태"
이기범 북민협 회장 "정치적 필요에 따른 입장표출…주민들 위해 할일 해야"
태영호 "식량을 받아도 당당하게 폼 나게 받게 해달라는 것"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

북한 매체가 우리정부의 대북 식량지원 추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가운데,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관계자는 북한 당국의 자존심이 상해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홍걸 민화협 상임대표의장은 14일 진행된 '대북식량지원을 위한 종교·민간단체 합동기자회견'에서 '정작 수혜자 입장인 북한이 식량지원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기자의 지적에 "남측의 식량지원 문제에 대해서 북측이 부정적인 말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지원을 안 받겠다는 뜻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이어 "북한 당국은 하노이 회담 후에 큰 충격을 받고, 자존심이 상한 상태에서 (식량지원을)준다고 덥석 받으면 마치 '밥만 먹으면 만족한다'고 보이는 점을 우려하는 것 같다"며 "미국에는 새로운 협상안을 갖고 나오라고, 한국에는 금강산·개성공단 재개 문제도 적극 나서달라고 촉구하는 신호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직접지원에 대해 북 당국이 쉽게 응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정부가 직접 못 보내면 민간단체를 내세워서라도 체면을 살려주며 우회해서 보내는 유연한 태도를 보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기범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북민협) 회장은 "식량지원에 대해 매체를 통해 부정적 입장을 표출한 것은 정치적 필요가 있어서 일 것"이라며 "다만 우리는 식량부족에 시달리는 주민들을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4일 서울 중구 사회복지공동모금회관에서 '대북식량지원을 위한 종교·민간단체 합동기자회견'이 개최되고 있다. ⓒ데일리안 14일 서울 중구 사회복지공동모금회관에서 '대북식량지원을 위한 종교·민간단체 합동기자회견'이 개최되고 있다. ⓒ데일리안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공사도 북한 매체의 반응에 대해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태 전 공사는 지난 13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북측이 동족에 대한 예의를 갖추라고 말하는 것은 '북한을 약자로 남한을 강자로' 보이게 하는 구도를 만들지 말라는 의미다"며 "식량을 받아도 당당하게 폼 나게 받게 해달라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앞서 북한의 대남선전매체 메아리는 12일 '북남선언리행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인도주의'라는 생색내기를 하는 것은 북남관계의 새 역사를 써나가려는 겨레의 지향과 염원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매체가 언급한 '인도주의 생색내기'는 정부의 대북 식량지원 공식화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매체는 이어 "진실로 민족문제의 당사자로서 북남관계 발전에 관심이 있다면 사대적인 외세추종정책과 결별해야 한다"며 "우리 겨레의 요구와는 너무도 거리가 먼 몇 건의 인도주의 협력사업을 놓고 마치 북남관계의 큰 전진이나 이룩될 것처럼 호들갑을 피우는 것은 민심에 대한 기만이다"고 말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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