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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로프킨 KO승 “카넬로에게 전해달라”...리벤지 관건은?


입력 2019.06.10 10:07 수정 2019.06.10 22:16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롤스전 4라운드 KO승..여전한 압도적 펀치력 과시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패한 알바레스와 재대결 희망

골로프킨이 KO승 이후 카넬로 알바레즈와의 3차전을 언급했다. ⓒ 게티이미지 골로프킨이 KO승 이후 카넬로 알바레즈와의 3차전을 언급했다. ⓒ 게티이미지

'GGG' 게나디 골로프킨(37·카자흐스탄)이 프로 첫 패배의 아픔을 딛고 재기전에서 녹슬지 않은 펀치력을 과시했다.

골로프킨은 9일(한국시각) 미국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서 열린 미들급 매치(논타이틀)에서 스티브 롤스(35·캐나다)를 4라운드 KO로 꺾었다. 관중들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압도적 펀치는 여전했다.

지난해 9월 카넬로 알바레즈(30·멕시코)와의 2차전에서 첫 패배를 당하기 전까지 역대 미들급 최다 타이기록인 20차 방어에 성공했던 ‘살아있는 전설’ 골로프킨은 이날의 압승으로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캐나다 출신의 무패 복서인 롤스(19승 10KO)도 골로프킨 앞에서는 역부족이었다. 풍부한 경험을 자랑하는 골로프킨은 서두르지 않고 1·2라운드에는 탐색전을 펼쳤다. 롤스의 움직임을 보면서 경기를 풀어가겠다는 여유가 묻어났다.

그러면서도 뒤로 물러서지는 않았다. 조금씩 거리를 좁혀가던 골로프킨은 왼손 잽과 오른손 어퍼컷 등으로 홀스에 데미지를 안겼다. 4라운드 들어서는 속도를 높이며 펀치로 홀스를 압박하며 로프로 몰고 갔고, 라운드 종료 1분 전 강력한 왼손 훅을 얼굴에 꽂으며 경기를 끝냈다.

한국에도 생중계 된 경기다. 골로프킨은 외조부가 일제 강점기 한국에서 이주한 고려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어머니도 고려인이다.

이날도 살아있는 주먹을 뽐낸 골로프킨은 경기 후 중계방송사와의 링 인터뷰에서 카넬로 알바레스와의 3차전 의지를 드러냈다.

골로프킨은 “아름다운 밤”이라며 승리의 소감을 전하면서 “더 재미있는 드라마를 보고 싶다면, 카넬로 알바레스에게 이날 승리 소식을 전해달라”고 말했다. 절치부심 후 복귀전에서 화끈한 승리로 건재를 알린 골로프킨의 재도전 열망이 담긴 멘트다.

유일한 단점이 ‘국적’이라는 웃지 못 할 얘기를 들었던 골로프킨은 카넬로와의 두 차례 세기의 대결에서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1무1패를 기록 중이다. 복싱 팬들은 “골로프킨이 이날처럼 압도적인 펀치로 넉아웃시키지 않는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며 불편한 판정을 우회적으로 비꼬았다.

강력한 라이트 펀치를 주무기로 삼아 '멕시코 헐크'로 불리는 카넬로 알바레즈는 지난해 9월 골로프킨을 꺾고 50승(34KO) 고지를 밟으며 미들급 통합 챔피언으로 등극한 슈퍼스타다. 유일한 패배는 파퀴아오, 맥그리거(UFC 라이트급)마저 꺾은 ‘무패 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에 당했다. ‘포브스’가 발표한 '2018 스포츠 선수 수입 랭킹'에서 15위(약 498억원)에 오를 정도로 인기 스타다.

하지만 골로프킨을 이긴 슈퍼복서라고 소개한다면, 많은 복싱 팬들은 언성부터 높인다. 골로프킨과의 두 번의 대결 모두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끝났기 때문이다. 팬들이 둘의 재대결을 간절히 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2017년 첫 대결에서는 무승부로 귀결됐다. 대부분의 복싱 전문가들은 골로프킨이 우세한 경기라고 평가했지만, 심판 한 명이 알바레스의 일방적 우위로 채점하며 무승부가 됐다. 2018년 5월 치르기로 한 2차전을 앞두고 두 차례 도핑검사에서 금지약물 양성 반응이 나타났고, 골로프킨 팬들은 더욱 안타까워했다.

골로프킨은 알바레스와의 두 번의 대결에서 석연치 않은 판정 속에 1무1패를 기록했다. ESPN 방송화면 캡처 골로프킨은 알바레스와의 두 번의 대결에서 석연치 않은 판정 속에 1무1패를 기록했다. ESPN 방송화면 캡처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9월 2차전이 성사됐다. 하지만 이때는 1차전 보다 더 심한 편파 판정과 대회 운영으로 거센 비난을 들었다. 복싱 팬들 사이에서는 “복싱 인기가 뜨거운 멕시코의 슈퍼스타 알바레스의 ‘필승’ 전략을 짠 것 같다”는 성토가 이어질 정도였다.

알바레스의 2-0 판정승(115-113 115-113 114-114) 결과도 도마에 올랐다. 경기 채점에 나선 미디어들의 판정과 실제 판정에서 큰 차이가 났다. 채점에 나선 18개 미디어 가운데 ESPN 등 7개 매체는 114-114로 채점했고, 나머지 10개의 매체는 골로프킨이 앞서는 것으로 채점했다. 경기 후 수비적으로 나섰던 알바레스가 앞서는 것으로 채점한 매체는 1개에 불과했다.

1차전 석연치 않은 판정에 이어 2차전에서는 극심한 편파 판정으로 인해 챔피언 벨트와 함께 무패 복서라는 명예까지 잃은 골로프킨은 프로 41경기 만에 첫 패배를 당하며 분루를 삼켰다. 당시 경기 후 골로프킨은 “내가 더 잘 싸운 것 같았다. 알바레스와의 대결을 올바른 방향으로 끌고 가 끝내고 싶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골로프킨이나 팬들의 바람대로 흥행을 보장하는 둘의 3차전 성사 가능성은 높다. 하지만 1,2차전과 비슷한 분위기가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미국 포함 북중미에서 인기가 훨씬 높은 알바레즈는 상품성에서 골로프킨을 능가한다.

PPV 판매만 봐도 그렇다. 알바레즈가 메이웨더와 슈퍼웰터급 통합 챔피언 타이틀전을 치를 때 유료 TV 시청(PPV) 결제가 200만개를 초과했다. 반면 골로프킨이 지난 3월 제이콥스와 싸울 때 PPV 결제는 15만도 채우지 못했다. 다른 상대라고 해도 차이가 너무 크다.

대전료도 알바레스가 2000만달러(약 227억원), 골로프킨이 1500만 달러(170억원)를 받는다. 게다가 알바레즈는 오스카 델 라 호야 이후 히스패닉계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알바레스전 승리를 위해서는 확실한 KO 승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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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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