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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 구단이 응원한 한선태, 역사 쓴 데뷔전


입력 2019.06.26 07:21 수정 2019.06.26 07:21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비 선수 출신 첫 지명 및 1군 데뷔전

1피안타-1사구 허용했으나 1이닝 무실점

역사적인 1군 데뷔 무대를 가진 LG 한선태. ⓒ 연합뉴스 역사적인 1군 데뷔 무대를 가진 LG 한선태. ⓒ 연합뉴스

LG 트윈스의 신인 투수 한선태(25)가 감격적인 KBO리그 데뷔 무대를 가졌다.

한선태는 25일 잠실 구장에서 열린 ‘2019 KBO리그’ SK와의 원정경기서 8회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처리했다.

한선태는 지난해 열린 2019년 신인 드래프트서 2차 10라운드(전체 95번)에 지명된 투수다. 25일 1군에 첫 등록이 됐고 곧바로 마운드에 올랐다. 여기까지만 보면 특별할 것 없는 신인의 1군 데뷔전이다.

하지만 한선태는 KBO리그의 새로운 역사를 쓴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고교 시절까지 정식으로 야구를 배운 적 없는, 이른바 ‘비 선수 출신’이기 때문이다.

중학교 시절 2009년 WBC를 보고 야구의 매력에 빠진 한선태는 고교 진학 후 야구부 입부를 타진했으나 돌아온 대답은 “기술이 부족하고 훈련을 따라오기 쉽지 않다”였다.

한선태는 포기하지 않았다. 고교 시절 사회인 야구로 기량을 가다듬은 한선태는 세종대 진학 후 야구부에 들어갔으나 실전 경기 출전이 쉽지 않았고 군 제대 후 2017년 독립 야구 파주 챌린저스에 입단하면서 기량이 급성장한다.

기존 언더핸드였던 투구폼을 사이드암으로 바꾸자 구속이 140km대로 올랐고, 2018년 일본 독립리그 도치기 골든 브레이브스에 입단하며 다시 한 번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일본프로야구서 중간 계투로 뛰었던 김무영으로부터 집중 조련을 받은 뒤에는 투구폼 등을 교정했고 KBO리그 드래프트에 도전장을 던진다.

마침 KBO 규약 역시 비 선수 출신들의 드래프트 참가를 허용할 수 있도록 개정됐고 한선태는 10라운드 지명 및 계약금 3000만 원에 LG 유니폼을 입게 됐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한선태의 1군 데뷔전 상대였던 SK 역시 지명 계획이 있었다는 점이다. SK는 10라운드(96번)에 한선태를 지명할 계획이었으나 전체 95번의 LG가 한 발 앞서 데려갔다.

데뷔 무대는 쉽지 않았다. 8회 마운드에 오른 한선태는 첫 타자 이재원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한 뒤 머쓱한 웃음을 지었다. 이어 안상현을 2루수 앞 병살타로 유도하며 감격적인 첫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이후 김성현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준 한선태는 고종욱을 1루수 앞 땅볼로 처리하며 8회를 마쳤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방송사 해설위원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SPOTV 김경기 해설 위원은 한선태가 마운드에서 내려간 뒤 “중계를 하면서 해서는 안 될 일이 편파중계라고 생각하지만 지금은 마음이 흔들린다”고 말했다. 그만큼 10개 구단 팬들이 모처럼 한 마음으로 응원한 역사적이며 감격적인 순간이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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