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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연 여의도연구원장 교체 시도…'해프닝'으로 끝날 듯


입력 2019.07.11 15:30 수정 2019.07.11 17:08        정도원 기자

부원장 추천·종로 출마 언급에 불만 촉발된 듯

최근 당내 기류와 맞물려 '계파 문제'로 해석돼

"이제는 김 원장을 교체할 수 없는 상황 됐다"

복지위원장 선출을 계기로 여연원장 교체 시도
부원장 추천·종로 출마 언급에 불만 촉발된 듯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달 4일 의원회관에서 열린 경제대전환위원회 출범식에서 김세연 여의도연구원장을 불러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달 4일 의원회관에서 열린 경제대전환위원회 출범식에서 김세연 여의도연구원장을 불러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세연 여의도연구원장의 교체 시도가 '해프닝'으로 마무리되는 분위기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자유한국당 몫의 20대 국회 후반기 상임위원장 재선출을 계기로 보건복지위원장을 맡게 된 김세연 원장의 교체 시도가 있었으나, 당 안팎의 기류와 맞물려 불필요한 해석을 불러일으키면서 사실상 무산됐다.

황교안 대표가 김 원장에게 먼저 여연 원장으로서의 책임이 무거운 점을 들어 복지위원장을 맡지 않는 방안을 의사 타진했고, 김 원장이 '할 수 있다'고 하면서 일단 당대표 차원에서는 이후 재론이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박맹우 의원으로 사무총장이 교체된 뒤, 박 총장이 김 원장의 직책 겸임 문제를 다시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복지위원장은 국회직이며, 여의도연구원장은 당직이다. 일반적으로 둘 이상의 당직이나 둘 이상의 국회직을 겸임하게 되면 하나를 내려놓지만, 당직과 국회직을 하나씩 맡는 경우는 중복으로 보지 않는 게 정치권의 관례다.

이에 김 원장은 매듭지어진 줄 알았던 여연 원장 관련 논의에 당황하면서도 불쾌감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김 원장은 이후 여연 일정을 의욕적으로 잡는 등 자진사퇴 의사가 전혀 없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복수의 당 관계자들을 종합하면, 황 대표 주변에서 김 원장의 교체와 관련한 의견이 나오게 된 것은 이르면 원장 임명 직후부터로 그간 이런저런 불만이 누적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원장이 여연 원장 취임 직후 2·27 전당대회에 출마했던 조대원 경기 고양정 당협위원장을 부원장으로 임명하려 했는데, 사전 조율이 없던 이같은 움직임에 황 대표 주변이 당황했다는 것이다.

최근 당내 기류와 맞물려 '계파 문제'로 해석돼
"이제는 김 원장을 교체할 수 없는 상황 됐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김세연 여의도연구원장이 지난달 10일 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 앞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김세연 여의도연구원장이 지난달 10일 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 앞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또, 지난달 5일 CBS라디오 '뉴스쇼'에 출연한 김 원장이 황 대표의 내년 총선과 관련해 "종로로 출마하는 게 가장 정공법"이라며 "진두지휘를 하기 위해서는 그 정도의 결단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불만의 원인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 핵심관계자는 "당대표가 선거운동기간에 특정 지역구에 매몰되는 것이 옳은지, 당의 의석 수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당대표를 활용하는 게 어떤 방안일지를 놓고 황 대표 주변의 생각은 김 원장과는 전혀 다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종로 출마가 정공법'이라는 말이 나왔으니 대표 주변의 불만이 들끓은 것"이라고 전했다.

주변 의견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황 대표도 김 원장의 직무 수행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갖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대표에 취임한지 네 달여가 지난 황 대표는 당직을 맡고 있는 여러 의원들에 대해 나름대로 호불호를 갖게 됐는데, 김 원장에 대해서는 100% 만족하는 상황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원장이 여연을 계속 맡겠다는 의사가 강한 것으로 확인된 이상, 본인의 의사에 반하는 교체는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 관계자는 "본인의 의사에 반해 교체를 추진하려면 잡음이 불가피하다"며 "차기 사무총장에 거의 내정됐던 '이진복 카드'가 엎어지는 과정에서 이미 당내 일부 의원들 사이에 상당한 동요가 일었고, 예결위원장 경선 과정에서 계파 갈등이 되살아났다는 말까지 나오는 판국에 더 이상 무리수를 두면 당이 버텨내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한국당 의원들이 너나없이 갖고 있는 최악의 '트라우마'는 옛 친박·비박 간의 극렬했던 계파 갈등이다. 김 원장의 교체 시도는 애초에는 계파와 관련 없는 지점에서 촉발됐지만, 최근 당의 기류와 맞물려 계파와 관련이 있는 듯한 방향으로 해석되고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게 된 이상 교체는 불가능해졌다는 분석이다.

한국당 중진의원은 이와 관련 "이제는 김 원장을 교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계파 갈등이 되살아날 조짐이 보이게 되면 당대표의 운신의 폭까지 좁아진다. 지금은 다시금 당내 통합에 주력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신보라 한국당 최고위원도 전날 저녁 MBC라디오에 출연해 "여의도연구원장으로는 김세연 의원만한 적임자가 없다"며 "당대표를 중심으로 한 참모 진영이 구축될 때는 역량 있는 분들도 함께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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