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LGD, 中 구매량 감소로 실적 악화
日 수출 규제 영향 확대로 기업 실적 악화 속 부담 커져
삼성전자·SK하이닉스·LGD, 中 구매량 감소로 실적 악화
日 수출 규제 영향 확대로 기업 실적 악화 속 부담 커져
국내 전자부품업체들이 올 상반기 중국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으로 실적에 많은 어려움을 겪은 가운데 하반기에는 일본 변수가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투자 심리 위축과 자체 생산 확대 등의 요인으로 큰 손 중국의 구매량이 줄어든 가운데 일본의 핵심 소재 수출 규제가 실적에 어느 정도 파급력을 미칠지가 관심사다.
삼성전자는 최근 공개한 반기보고서를 통해 올 상반기 중국 현지 매출로 17조8139억원을 달성해 전년동기(27조4102억원)에 비해 약 35% 감소했다. 금액기준으로는 9조5963억원으로 10조원에 육박하는 규모다.
회사가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는 해외 시장도 중국에서 미주로 바뀌었다. 지난해 연간기준 매출이 46조4124억원으로 중국(54조7796억원)에 이어 2위였던 미주 지역은 올 상반기 21조2328억원으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 해외 지역이 됐다.
삼성전자의 올 상반기 중국 매출이 크게 감소한 것은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부품 매출 감소의 영향이 크다. 모바일 사업은 지난해부터 시장 점유율이 1%대로 비중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부품이 주력인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올 상반기 매출은 44조1467억원으로 전년동기(56조436억원) 대비 약 21.2% 감소했다. 부품 매출이 감소한 것은 삼성전자에게는 중국 고객사들인 화웨이·샤오미·오포 등 중국 전자·IT 기업들이 구매량을 줄인 영향이다. 미국과의 무역 갈등과 내수 시장 수요 부진 등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달리 특정 국가에서의 매출을 공개하지 않은 SK하이닉스도 D램과 낸드 등 전반적으로 대중 매출이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물량 확대와 저가 공세로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주력 제품인 액정표시장치(LCD) 판매량이 크게 줄어들었다. 이 때문에 경기도 파주 LCD 생산라인 구조조정 검토 가능성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상반기 중국 매출 감소로 어려움을 겪은 이들 앞에는 이제 일본 변수가 놓여져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4일 고순도 불화수소·플루오린폴리이미드·포토레지스트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종에 대한 한국 수출 규제 강화 조치를 발표했다.
이어 일본은 한국을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수출우대국)에서 제외하면서 수출 규제 조치를 계속 강화해 나갈 뜻임을 천명했다. 일본 정부의 대 한국 수출 규제로 반도체 디스플레이 생산에 필수적인 소재 공급이 끊길 위험성이 높아지게 된 것이다.
일본 정부는 수출 강화 조치가 시행된 지 한 달여만인 지난 7일 처음으로 포토레지스트(감광액)에 대한 수출을 허가했지만 고순도 불화수소와 플루오린폴리이미드에 대한 수출은 아직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
기존 축적 재고분으로 당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고 있지만 장기화될 경우 수급에 큰 어려움이 커질 수 있는 상황으로 또 다른 부품 소재로 수출 규제가 강화될 가능성도 상존해 있다.
더욱 큰 문제는 이번 수출 규제 강화 조치로 소재 공급의 불안정성과 불확실성이 커진데다 자체 생산과 우회 수입 등 대체방안 마련에 추가 비용 부담도 떠 안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 때문에 당장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도 커진 상황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19일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10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일본의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 제외 등 수출규제 영향을 업종별로 조사한 결과,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는 영업이익이 각각 5.1%와 2.4%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영향력이 크지는 않지만 언제 어떻게 불확실성이 커져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다는 두려움이 깔려 있는 것”이라며 “미·중 무역분쟁과 한·일 경제전쟁이 모두 심화되면서 기업들의 부담이 더욱 증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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