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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아닌 대선 테마주 ‘출렁’···추격매수 주의보


입력 2019.09.14 06:00 수정 2019.09.14 06:47        백서원 기자

화천기계 등 한 달 새 50%↑…주가 오르락내리락 ‘요동’

조 장관 임명된 날, 안철수 테마주 써니전자 22% 상승

화천기계 등 한 달 새 50%↑…주가 오르락내리락 ‘요동’
조 장관 임명된 날, 안철수 테마주 써니전자 22% 상승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이 지난 9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정치 테마주가 또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 강행을 둘러싼 정치적 이슈가 증시를 달구면서 때 이른 ‘대선 테마주’ 바람까지 불고 있다. 전문가들은 투기에 다름없는 테마주 접근은 큰 폭의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조국 테마주’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화천기계는 지난 1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4240원에 거래를 마쳤다. 화천기계는 공작기계를 생산하는 임직원 300여명 수준의 중견기업이다.

이 종목은 회사의 감사를 맡고 있는 남광 씨와 조 장관이 미국 버클리 법대 동문으로 알려지며 조국 테마주로 묶였다. 9일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법무부 장관을 임명한 뒤 주가는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조 장관이 내정된 지난달 9일 3860원이었던 주가는 지난 5일까지 약 한 달 만에 50% 뛰었다. 결국 화천기계는 청문회가 진행된 6일 거래소로부터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됐다.

화천기계 외에 조국 테마주로 분류된 삼보산업도 급등락을 이어갔다. 삼보산업은 이태용 대표이사와 조 장관이 혜광고등학교 동문이라는 점에서 테마주로 엮였다. 2일 20.31% 급등한 이후 3일 소폭 하락세를 거쳐 4일 11.11% 치솟는 등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차량 전자부품을 만드는 서연전자는 ‘윤석열 테마주’로 불린다. 이 회사의 사외이사가 윤 총장과 서울대 법대 동문이라는 소문이 돌면서다. 이 회사 주가는 조 장관 관련 수사로 윤 총장의 존재감이 부각되자 6일 13.29% 오른 1960원으로 급등했다. 9일 조 장관 임명에 영향을 받아 5.36% 내린 뒤 10일 9.70% 반등하는 등 역시 변동성이 큰 흐름을 보였다.

‘안철수 테마주’로 통하는 안랩과 써니전자 주가는 9일 각각 6.8%, 22.6% 상승했다. 안랩은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설립한 회사다. 써니전자는 송태종 전 써니전자 대표가 안랩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안철수 테마주에 이름을 올렸다.

홍정욱 전 국회의원이 차기 대선에서 대항마로 떠오를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자 ‘홍정욱 테마주’도 강세를 나타냈다. 홍 전 의원이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정치적 견해를 밝히면서 정계 복귀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고려산업은 신성수 고려산업 회장이 홍 전 의원이 포함된 국립중앙박물관 이사회 회장을 맡고 있어서 관련주로 분류됐다. 고려산업 주가는 6월 한달만 38% 올랐다. 방송광고업체 KNN과 조선일보 계열사인 디지틀조선은 경영진이 홍 회장과 친인척 관계로 연결된다는 배경에서 홍정욱 테마주로 부각됐다.

홍 회장은 이와 관련해 페이스북에서 “최근 나와 관련된 정치테마주라는 주식들이 급등하고 있다는 어이없는 소식을 들었다”며 “나는 정치와 연관이 없고 이 회사들과도 아무런 사업적 연고나 관심도 없다. 얄팍한 증시 전술에 속지마기를”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관련 기업들은 각각 관련 인물과 무관하다거나 주가 급등 사유가 없다고 공시한 상태지만 막연한 기대감으로 단기간에 주가가 요동쳤다. 문제는 이들 기업의 본래적 가치와 무관하게 주가가 올랐다는 점이다. 화천기계의 경우 상반기 매출이 8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4% 하락했고 14억원 영업적자를 냈다.

전문가들은 테마에 대한 기대감이 상실될 경우 언제든지 급락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위험을 경고하고 있다. 뒤늦게 추격매수에 나서는 것은 매수 시점이 이미 주가 상승 기류의 ‘끝물’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주류업체인 보해양조는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사외이사로 영입하면서 지난해 말 2310원까지 급등했다가 최근 1200원선 수준으로 약 48% 떨어진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정치 테마주에 의존하려는 개인투자자의 움직임이 더 빨라졌고 여기에 투기세력까지 편승해 시장을 교란시키고 있다”며 “금융당국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정치인 테마종목의 불성실 공시 여부, 사전정보 유출 등을 엄격히 감독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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