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사구 류현진, 스미스와 호흡 성공적...로버츠 감독 ‘흐뭇’
콜로라도전 스미스와 배터리 이뤄 볼넷 없이 8탈삼진
포스트시즌서 스미스 방망이 기대하는 로버츠 감독도 만족
류현진(32·LA 다저스)이 포수 윌 스미스(24)와의 무사사구 호흡으로 기대를 높였다.
류현진은 23일(한국시각) 미국 LA 다저스타디움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MLB)’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6피안타(2피홈런) 무사사구 8탈삼진 3실점 호투로 시즌 13승에 성공했다.
코디 벨린저의 배트를 빌려 경기 흐름을 바꾸는 홈런(MLB 1호)까지 터뜨린 류현진은 정규시즌 마지막 홈경기 등판에서 13승을 수확했다. 2013·2014시즌 세운 개인 최다승(14승) 타이 기록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지난달 12일 애리조나전에서 시즌 12승을 올린 뒤 승수를 추가하지 못했던 류현진은 지난 15일 뉴욕 메츠전(7이닝 무실점) 호투를 선보이며 극심한 부진의 터널에서 빠져나왔다. 이날 역시 7이닝 소화하며 단 1개의 볼넷도 허용하지 않는 빼어난 투구를 했다.
비록 2개의 홈런을 내주면서 평균자책점이 2.41(종전 2.35)까지 상승했지만, NL 사이영상 수상이 유력한 제이콥 디그롬(뉴욕메츠 2.51)와의 격차는 많이 좁혀졌지만 여전히 이 부문 양대리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류현진과 디그롬이 정규시즌 1경기씩 선발로 남겨둔 가운데 류현진이 난타를 당하고 자멸하지 않는다면 1위 수성은 가능할 전망이다.
“사이영상 욕심은 없다”고 밝힌 류현진이나 팀 다저스나 가장 반가운 점은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플러스를 기록하면서도 볼넷을 내주지 않았다는 점이다.
“볼넷을 내주느니 차라리 홈런을 맞는 게 낫다”고 말했던 류현진의 시즌 초반 볼넷/삼진 비율은 혀를 내두르게 했다. 하지만 7월 이후 볼넷이 점점 불어나면서 실점 위기에 자주 노출됐다. 지난 4일 콜로라도전에서는 올 시즌 한 경기 최다인 4볼넷을 내주고 조기 강판됐다(4.1이닝 3실점).
볼넷을 주지 않으면서 삼진은 8개나 잡았다. ‘이달의 투수상’ 수상 때와 NL 사이영상 레이스에서 독주했던 때의 류현진처럼 볼넷이 없고 탈삼진이 많았다. 류현진은 이날 8개의 탈삼진을 추가, 6시즌 만에 자신의 한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155개)도 갈아치웠다.
우려를 낳았던 신인 포수 윌 스미스와의 호흡 속에 나온 결과라 더 고무적이다.
경기 전까지만 해도 류현진이 스미스와 배터리를 이룰 때 성적이 좋지 않아 걱정 섞인 목소리가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류현진은 경기 전까지 스미스와 호흡한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5.81(26.1이닝 17자책)로 부진했다. 반면 베테랑 포수 러셀 마틴(19경기 평균자책점 1.60)과는 성적이 좋았다. 따라서 류현진 부진은 ‘스미스 탓’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은 그런 우려를 불식시켰다. 류현진의 느린 커브를 결정구로 요구했고, 지능적인 볼배합으로 타자들을 솎아냈다. 류현진도 경기 후 스미스와 웃으며 좋았던 리듬을 되짚었다.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스미스 타격(50경기 14홈런)에 기대를 걸고 있는 로버츠 감독으로서는 흐뭇한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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