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헌고 학수연 “교사 정치적 발언은 기본 교육법 위반 행위”
비슷한 피해 입은 타교 학생과의 연대 의사 밝히기도
인헌고 학수연 “교사 정치적 발언은 기본 교육법 위반 행위”
비슷한 피해 입은 타교 학생과의 연대 의사 밝히기도
“학생은 정치적 노리개가 아니다!”
정치 편향교육을 강요받았다고 주장하는 서울 인헌고등학교 학생들 앞으로 현수막이 펼쳐졌다.
인헌고 학생수호연합(학수연) 소속 학생들은 23일 인헌고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헌고 교사분들의 정치적 발언과 사상독재는 기본 교육법에 위반되는 행위”라며 “학생들의 사상의 자유를 보장해달라”고 촉구했다.
인헌고 3학년생으로 학수연 대변인을 맡아 이번 기자회견을 주도한 최모 군은 “인헌고는 현 정권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며 “인헌고는 학생들을 교사들과 똑같이 생각해야만 하는 ‘좀비’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모 군은 조국 전 법무장관 사퇴와 관련해 한 선생님이 “무고한 조국을 사악한 검찰이 악의적으로 사퇴시켰다는 뉘앙스로 수업시간에 언급했다”며 “학생들이 다른 의견을 제시하자 ‘그런 가짜뉴스를 믿는 사람은 개·돼지’라는 말을 했다. 그 순간 수많은 학생들이 한순간 개·돼지가 되어버렸지만, 비판할 줄도 모르고 무조건 찬양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개·돼지일 것”이라고 일갈했다.
아울러 최모 군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경제 업적을 높게 평가한 한 학생을 일베로 낙인찍은 교사에 대해 “직책을 내려놓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최모 군에 이어 마이크를 잡은 김화랑(3학년) 학수연 대표는 “생활기록부가 안 좋게 쓰일 수도 있고, 수업분위기를 망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들이 지금 사태를 야기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여태껏 학생들은 사상교육에 무참히 노출되어 왔다. 학생들은 마루타나 다름없었다”고 주장했다.
김 군은 “비슷한 사상교육 겪은 전국 각지의 모든 깨어있는 학생은 언제든지 연락을 부탁드린다”며 “전국의 다른 학교 학생들과 연대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학생들, 기자회견에 대한 정치적 해석 경계
학수연 법률지원 변호사 “교육청 조치 미흡시 책임자 형사고발”
기자회견과 관련해 학생들은 정치적 해석을 경계하며 우려를 표했다.
익명을 요구한 두 명의 인헌고 학생은 하굣길에 기자와 만나 “(기자회견 취지에) 동의하지만 정치적으로 오해를 살까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최모 군 연락을 받고 기자회견을 돕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는 경기도 소재 고교 3학년생 원모 군은 인헌고로 향하는 마을버스에서 기자와 만나 “좌파 우파 성향을 떠나서 선생님들이 가치관을 드러내지 말고 학생들을 존중해야 한다는 취지로 기자회견을 연 것으로 안다”며 “(인헌고 앞에) 모여 있는 분들이 정치적 성향을 내비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장달영 변호사도 기자회견 전후로 학수연 활동의 자발성과 순수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학수연 요청에 의해 마이크 지원을 하고 있을 뿐”이라며 “성명서 작성이나 학수연 활동에 일절 관여하고 있지 않다. 학생들의 순수하고 자발적인 노력임을 감안해 (기자회견에) 정치적 색깔이 드리워지지 않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장 변호사는 학수연 학생들을 도와 인헌고에 대한 감사 요구 청원서를 서울시교육청에 제출했다는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기자회견 모두에 서울시교육청 감사와 관련, “조사 결과가 우리 생각과 다르고 인정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면, 학수연에서 조사한 사례를 가지고 관련 교사 등 책임자에 대해 형사 고발 등의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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