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10년 먹거리 책임질 ‘5G’…빠른 행보에 성과 가시화
“5G, 단순 통신 아냐”…제조업·콘텐츠 등 사업영역 무궁무진
향후 10년 먹거리 책임질 ‘5G’…빠른 행보에 성과 가시화
“5G, 단순 통신 아냐”…제조업·콘텐츠 등 사업영역 무궁무진
이동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의 해외 방문이 잦아지고 있다. 세계 최초 5세대 이동통신(5G) 상용화 이후 성공 노하우를 공유하고, 기술력을 알려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서다. 이는 최근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CEO들의 발 빠른 움직임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5G 선점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전 세계 주요 이동통신 사업자들과 만나기 위해 분주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박 사장은 지난달 22일(현지시간) 주요 경영진을 이끌고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리는 이동통신 박람회 ‘MWC 2019 LA’에서 5G 선도를 위한 글로벌 협력에 발 벗고 나섰다.
그는 행사 개막 첫날인 22일 LA 현지에서 열리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이사회에 참석해 전 세계 이동통신 사업자들과 5G, 인공지능(AI), 미디어 등을 통한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 발전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박 사장의 글로벌 광폭 행보는 유수 기업들과 협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월 유럽 최대 통신사 도이치텔레콤의 팀 회트게스 회장을 비롯해 60명에 달하는 대규모 임원단이 SK텔레콤에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양사 경영진 100여명은 5G 글로벌 사업 전략을 논의하며 테크(Tech). 합작회사를 연내 출범하기로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SK텔레콤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 5G, AI, 클라우드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으며 MS와 클라우드 게임 공동사업을 추진 중이다. 미국의 최대 지상파 방송사인 싱클레어와 5G 기반 차세대 미디어 방송 사업도 준비 중이다.
특히 MS와의 협력은 지난 3월 박 사장과 사티아 나델라 MS CEO가 만난 뒤 첨단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포괄적 협력을 강화하자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의 연장선으로 알려졌다.
황창규 KT 회장은 기꺼이 글로벌 5G 전도사가 되기를 자처했다. 황 회장의 5G 행보는 국내 상용화 이전, 작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최초로 5G 서비스를 시연하면서 본격화됐다. 앞서 황 회장은 2015년부터 스페인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서 5G의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러한 활동으로 황 회장은 ‘미스터(Mr) 5G’라는 별명을 얻었다. 지난 1월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에서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CEO가 지어준 별명이다.
황 회장이 이처럼 5G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단순한 통신 영역을 넘어 5G의 초고속, 초저지연, 초연결성이 거대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과개인간거래(B2C) 서비스뿐 아니라 기업간거래(B2B) 서비스를 통해 5G가 가져올 변화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5G는 스마트팩토리, 특화 콘텐츠, 모빌리티 등 산업 전반의 근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통 3사 CEO가 5G 수출에 공을 들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황 회장은 지난달 22일(이하 현지시간)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대(ETH Zurich)에서 ‘5G, 번영을 위한 혁신(5G, Innovation for Prosperity)’을 주제로 한 특별강연에 나서기도 했다. 황 회장은 이 자리에서 “5G 솔루션이 확산하면 산업 현장 사고는 50% 감소하고, 생산성은 40%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5G 시장에서 줄곧 ‘콘텐츠’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단순히 속도만 빠른 통신 서비스로는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힘들다는 판단으로, 차별화된 ‘특화’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 부회장은 지난 9월 26일과 27일 양일간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구글, 넷플릭스, 엔비디아 등 글로벌 기업을 방문, 최고경영자(CEO) 등 주요 경영진과 만나 5G 성공을 위한 협력을 다졌다.
첫 일정으로 엔비디아를 방문한 하부회장은 레이 트레이싱(Ray Tracing) 등 엔비디아의 현재와 미래 서비스의 특징에 대해 젠슨 황 창업자 겸 CEO로부터 직접 설명을 듣고, 지난 8월 말 선보인 엔비디아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인 지포스나우에 대한 한국 시장의 반응을 설명했다. 레이 트레이싱은 게임 화면 내 빛의 반사나 굴절 그림자를 생성하는 기술이다.
구글과의 미팅에서는 공동 진행 중인 콘텐츠 분야 투자 등에 대해 진행 상항을 점검했다. 하부회장은 “안드로이드 공동 마케팅, VR 콘텐츠, IoT, 유튜브 프리미엄 등 구글과의 파트너십을 계속 강화해 왔다”며 “LG유플러스는 CJ헬로 인수뿐만 아니라 미디어 플랫폼 사업자로서 성과를 거두고 있어 구글과 협업 기회가 많다”고 강조했다.
하 부회장은 구글, 넷플릭스, 엔비디아 등 글로벌 파트너들과 함께 5G 생태계 구축을 주도해 나가겠다는 포부다. 그는 “국내외 다양한 공동 협력과 제휴를 통해 확보한 노하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연내 통신사 최초로 5G 콘텐츠, 솔루션을 수출하겠다”고 올해 목표를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오랜 기간 이통사들은 무선사업의 성장 정체로 비(非) 통신 사업 먹거리 확보에 주력해왔는데, 5G는 초저지연 등 특성으로 새로운 사업 영역 창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새로운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며 “CEO들이 직접 해외로 향하는 것은 이러한 사업 기회 포석을 다지기 위한 작업이다”라고 설명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