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암살 다룬 '남산의 부장들' 이병헌 아니면 덮었다
중앙정보부의 가장 드라마틱한 40일
"아주 세련된 느와르, 묘하게 흥분돼"
"이병헌이 안 하면 이 작품 덮으려 했다."
12일 CGV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남산의 부장들'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우민호 감독이 '내부자들'에 이어 두 번째 호흡을 맞춘 이병헌을 "말이 필요 없는 배우"라고 극찬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우민호 감독은 "이병헌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너무 다행스럽게도 같이 할 수 있었다"고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남산의 부장들'은 1979년, 제2의 권력자라 불리던 중앙정보부장(이병헌)이 대한민국 대통령 암살사건을 벌이기 전 40일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우민호 감독은 "'내부자들'보다 더 치열하게 작품에 임했다. 현장에서 이야기도 더 많이 했다"며 이병헌과의 치열한 소통 속에 이 작품이 탄생했음을 알렸다. 특히 "'내부자들'처럼 감정을 솔직하게 얘기하는 게 아니라 수렴하는 것이었다. 그러면서도 보는 사람들에게 어떤 혼란 속에 있는지 느끼게 해야 하는데 너무 훌륭하게 해줬다"며 이병헌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중앙정보부장 김규평으로 분한 이병헌은 "실제 사건과 실존했던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였기 때문에 모든 것이 조심스러웠다"며 "애드리브를 한다던가 대본 이외 감정들을 불러오는 건 자칫 실제를 많이 왜곡할 수 있어 온전히 시나리오 안에 있는 감정을 충실히 연기하려 했다"고 말했다.
작품과 감독에 대한 강한 신뢰도 보였다. 이병헌은 "굉장히 뜨거운 시나리오였다"며 작품을 처음 접한 순간을 회상하며 "실화 바탕이지만 장르적으로 세련된 느와르였다. 꼭 하고 싶었다"고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성민, 곽도원, 이희준 등 기라성 같은 배우들이 이병헌의 옆을 든든히 지켜줬다. 이병헌은 "이런 배우들이 있을까 싶었다. 함께 호흡해보니 더 놀랐다. 섬뜩할 정도로 연기를 잘하더라"라며 "묘한 흥분을 느꼈다"고 말했다.
미투 논란에 휩싸였던 곽도원은 2년 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전 중앙정보부장으로 대한민국의 내부를 고발하는 박용각 역을 맡은 곽도원은 촬영 마지막 순간까지 치열하게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곽도원은 "인물에 대한 자료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나는 새도 떨어뜨릴 것 같은 권력을 가진 자가 한 순간에 쫓겨다니는 삶을 살아온 고통은 어떤 느낌일까. 또 어디까지 표현해야 할까 많이 고민했다"고 말해 영화에 대한 궁금증을 높였다.
이희준은 극중 박통의 존재를 종교적 신념으로 여기며 충성심 강한 대통령 경호실장 곽상천 역으로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인다. 특히 이 작품을 위해 무려 25kg을 증량,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관객들을 찾아간다.
이희준은 "감독님이 실제 인물이 덩치가 있다고 하더라. 감독님이 강요는 안 했지만 '찌우면 좋겠지'라고 해서 찌울 수밖에 없었다"며 "자는 거 외에 계속 먹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중앙정보부의 가장 뜨거웠던 40일을 그린 '남산의 부장들'은 내년 1월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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