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승 공백’ 두산·SK…반강제 전력 평준화?
두산은 린드블럼 이어 김재환까지 미국행 가능성
김광현 공백 대체불가 SK, 산체스까지 일본행
예상했던 이탈이지만 손실이 생각보다 크다. 에이스를 잃게 된 두산과 SK의 속사정이다.
먼저 두산은 시즌 종료 후 에이스 린드블럼을 놓아주었다. 그가 다시 메이저리그 복귀의 꿈을 품었기 때문이다.
린드블럼은 KBO리그에 몸담으며 리그의 지배자로 군림했다. 올 시즌에는 리그 유일의 20승 투수가 되면서 2년 연속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와 시즌 MVP까지 거머쥐었고 소속팀 두산의 통합 우승까지 이끌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두산의 고민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번에는 4번 타자 김재환의 메이저리그 도전이다. 지난 프리미어12 대표팀 합류로 FA일수를 채운 김재환은 포스팅을 통해 빅리그 문을 두들기고 있다.
갑작스레 결정된 사안이라 미국 내에서 홍보가 부족해 계약까지 이어질지 미지수이나 혹시 모를 이탈에 대비해야 하는 두산이다. 김재환까지 빠져나간다면 두산의 손해는 이만저만이 아니다.
더 난처한 팀은 원투펀치를 한꺼번에 잃은 SK다. SK는 외국인 투수 산체스와 재계약에 이르지 못했다. 산체스는 올 시즌 17승 5패 평균자책점 2.62를 기록하며 외국인 투수 중에서는 린드블럼 다음 가는 활약을 펼쳤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SK는 김광현의 포스팅을 대승적 차원에서 수락했고 10년 넘게 품고 있던 에이스는 세인트루이스 유니폼을 입게 됐다.
김광현은 팔꿈치 수술 후 오히려 구속이 증가하면서 20대 때의 구위를 회복했고 올 시즌 17승 6패 평균자책점 2.51로 팀의 기둥 노릇을 했다.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 스탯티즈 기준)에 따르면 린드블럼은 6.86을 기록했다. 이는 린드블럼이 리그 평균 선수에 비해 6.86승을 팀에 보태줬다는 뜻이다. 3.52를 기록한 김재환까지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다면 두산은 10.32승이 빠져나가는 셈이다.
SK의 손실은 더욱 크다. 김광현(6.39 WAR)과 산체스(5.93 WAR)는 올 시즌 도합 12.32승의 활약을 펼쳤고, 이는 적지 않은 구멍으로 남아있는 상황이다.
약 10승 정도의 전력 유출이 발생한 두산과 SK로 인해 내년 시즌 KBO리그의 순위 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두 팀의 올 시즌 승수에서 10승을 뺀다면 4위 LG와 5위 NC 사이의 순위로 떨어진다. 이들의 공백이 얼마나 큰지 드러나는 대목이다.
최근 KBO리그의 양강으로 군림한 두산과 SK가 에이스들의 공백을 최소화하지 못한다면 내년 시즌 리그 판도는 혼전 양상으로 접어들 게 불 보듯 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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