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에이스’ 류현진, 왜 14승이 목표일까
목표로 2013시즌 성적 언급
3점대 평균자책점만 해도 특급 성적
4년 8000만 달러 조건에 에이스 대우를 받고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계약을 체결한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내년 시즌 목표와 계획을 밝혔다.
최근 토론토로 직접 날아가 계약서에 사인을 한 류현진은 30일 오후 아내인 배지현 아나운서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 자리에서 류현진은 2020시즌 목표를 묻는 질문에 “미국에 처음 진출한 2013년 정도의 성적 정도를 거두고 싶다”고 밝혔다.
언뜻 보면 다소 소박한 목표일 수 있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데뷔시즌인 2013년 30경기에 나와 14승 8패 평균자책점 3.00을 거둔 바 있다. 지난 시즌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를 거둔 것에 비하면 목표치가 하향조정 된 느낌이 없지 않아 있다.
2013시즌 정도 성적을 거둔다는 가정 하에 팀의 1선발로 15승에 2점대 평균자책점에 못 미치는 성적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다르다. 류현진이 토론토서 맞이하는 첫해, 2013시즌에 버금가는 성적만 올려도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일단 리그가 바뀌었다. 국내 팬들 사이에서 ‘알동부’라 일컬어지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는 강타자들이 즐비하고 타자 중심의 구장들이 많아 투수들에게는 무덤으로 불린다.
여기에 투수가 타석에 들어서는 내셔널리그와는 달리 지명타자 제도를 활용하는 아메리칸리그는 쉬어갈 수 있는 타선이 없어 더욱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지난 시즌을 기준으로 류현진이 14승 정도에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한다면 아메리칸리그서는 특급 성적이다.
평균자책점은 게릿 콜(2.50)과 저스틴 벌랜더(2.58)에 이은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2019시즌 아메리칸리그는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선발 투수가 2명밖에 없을 정도로 ‘타고투저’였는데 내년 시즌에도 이와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범위를 넓혀 봐도 3점대로 시즌을 마친 선발투수는 13명뿐이다.
14승이면 다승에서는 공동 12위권에 해당하는 기록인데 아메리카리그 동부지구 투수들 중에는 5위에 해당한다.
토론토 투수들 중에서는 단연 1위이며, 동부지구에서도 한 팀의 에이스로서 충분히 활약했다고 평가 받을 수 있는 성적이다.
4년 장기 계약인 만큼 서둘러 보여주기보다는 데뷔 시즌에 가졌던 초심을 잃지 않고 한 단계씩 차근차근 보여주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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