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 끝까지 지켜줄 것"…패트 공소장, 공천장 되나

최교일 "黃, 패트 저항 의원 지켜준다 말해

끝까지 보호해준다던 대표의 말씀을 믿느냐"

황교안도 "불법에 대한 저항은 무죄" 맞장구

최교일 "黃, 패트 저항 의원 지켜준다 말해
끝까지 보호해준다던 대표의 말씀을 믿느냐"
황교안도 "불법에 대한 저항은 무죄" 맞장구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일 오후 대구에서 열린 대구시당·경북도당 합동 신년인사회에서 시루떡을 앞에 놓고 박수를 치고 있다. 최교일 경북도당위원장이 황 대표의 왼쪽(사진 맨 오른쪽)에서 함께 박수를 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패스트트랙 공소장(公訴狀)은 공천장(公薦狀)으로 둔갑할 것인가. '무더기 기소'로 자유한국당이 어수선했던 날, "황교안 대표가 패스트트랙으로 기소당한 의원들을 끝까지 지켜줄 것"이라는 외침이 울려퍼졌다.

최교일 한국당 경북도당위원장은 2일 오후 대구에서 열린 대구시당·경북도당 합동 신년인사회에서 "오늘 검찰이 패스트트랙에 저항했던 우리 의원들을 기소했다. 그 중 다섯 명이 대구·경북 의원"이라며 "자타가 공인하듯 대구·경북은 보수의 심장"이라고 자부했다.

이어 바로 옆에 황교안 대표가 서 있는데, 면전에서 "대표가 분명히 말했다. 패스트트랙에 저항해서 기소당한 우리 의원들을 끝까지 지키고 보호해줄 것"이라며, 강당에 모인 300여 명의 시·도당 핵심당원들을 향해 "여러분, 우리 대표의 말씀을 믿느냐"라고 외쳤다.

이 말을 한 최교일 위원장 본인도 기소됐다. 그외에 'TK 기소 5형제'는 강효상·김정재·송언석·정태옥 의원이다. 각각 언론·경제·정책과 전략기획 등의 분야에 정통한 당의 핵심 인재로 분류된다.

법률위원장을 오래 지내며 당에 기여한 최 위원장의 외침에 황 대표는 졸지에 '기소 5형제'를 '끝까지 지키고 보호해주기로 한' 약속을 지켜야 하는 압박에 처하게 된 모양새다.

뒤이어 단상에 오른 송언석 의원이 "내가 패스트트랙 수사로 기소된 대구·경북 다섯 명 의원 중 하나"라고 포효하자, 300여 당원들 사이에서는 뜨거운 박수와 "송언석" 연호가 터져나왔다. 송 의원은 "불법적이고 원천무효인 이 기소가 정당하느냐"며 "총선에서 무조건 이겨서 잘못된 수사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부르짖었다.

사실 이러한 입장은 황교안 대표도 다르지 않다. 황 대표는 이날 신년인사회에 앞서 찾은 경북 포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패스트트랙 추진은 그 자체가 불법으로, 그러한 불법에 대한 저항은 무죄"라며 "불법에 대해 헌법에서 정한 국민 저항권(을 행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 저항권으로 초법규적 위법성조각사유에 해당해 무죄라고 보는 시각을 따른다면, 이번 공소 제기가 공천심사에서 '마이너스'로 작용할 수는 없다. 오히려 '플러스' 요소에 해당한다는 게 논리적 귀결이라는 분석이다.

대구·경북의 민심도 공소장이 공천장으로 뒤바뀔 여지를 높여준다. 일반적으로 기소된 인사에게 공천을 주기 부담스런 이유는 재선거 가능성이다. 공천을 줬다가 임기 중에 당선무효가 되면 재선거가 열리면서 의석을 빼앗길 우려가 생기기 때문이다.

공직선거법 제19조 4호는 국회선진화법 위반으로 5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이 선고되면 의원직을 상실한다고 규정한다. 그런데 대구·경북 지역은 재선거가 발생하더라도 한국당 후보가 다시 선출될 가능성이 높다. '5형제'에 있어서는 재선거 여지도 공천에 부담스런 요소가 아닌 셈이다.

실제로 최교일 위원장도 이날 "대구·경북에서 지역에 가면 (유권자들이) 그러신다"며 "'한국당 찍을테니 공천이나 받아오라'고 하신다"고 전했다.

한국당 핵심관계자는 "결국 오늘(2일) 여상규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몸으로 막았어야 할 의원들에게 지도부가 '내가 다 책임진다. 걱정말라'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질타한 게 무슨 뜻이겠느냐"며 "향후 계속될 싸움을 생각하면 이번 공소장이 공천장으로 둔갑할 여지가 다분하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