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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쇼크 일파만파…中펀드 이탈 규모 '눈덩이'


입력 2020.02.04 06:00 수정 2020.02.03 17:49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중국펀드 1개월 간 1274억 자금 이탈…31일 하루에만 803억 유출

춘제 후 개장한 중국증시 8% 대폭락 출발…“경기부양책 강화 주목”

중국 베이징 증권회사 객장에서 한 남성이 대형 시황판을 바라보고 있다.ⓒAP/뉴시스 중국 베이징 증권회사 객장에서 한 남성이 대형 시황판을 바라보고 있다.ⓒAP/뉴시스

중국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중국 주식시장에 따른 불안감이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의 자금 유출이 잇따르고 있다. 중국펀드에서는 최근 한 달간 약 1300억원이 빠져나갔고 특히 바이러스 확산 충격이 고조된 지난달 31일 하루만에 800원대의 자금이 유출됐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단기적 경제 충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진단했다. 다만 중국의 추가 경기 부양책 강도에 따라 중국 증시 하방 압력이 진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국내 10억원 이상 설정된 173개 중국펀드에서는 최근 한 달 동안 1274억원의 자금이 유출됐다. 이는 20개 지역·국가별 펀드군 중 가장 많은 수준의 유출이다. 다음으로 자금 감소 폭이 컸던 펀드는 브릭스(BRICs, 브라질· 러시아·인도·중국)이다. 다만 같은 기간 브릭스는 166억원 유출에 그쳤다.


특히 중국펀드는 지난달 31일 하루에만 803억원의 자금이 유출됐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오후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대해 ‘국제적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사태 장기화 조짐이 보인 영향이다.


지난해 무역전쟁의 타격을 입은 중국 증시는 작년 연말 미·중 갈등 완화 전망에 힘입어 상하이지수 3100선을 돌파했다. 올해 초 미·중 무역 1단계 합의에 따라 위안화 환율이 급등하고 중국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가자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공포가 확산되면서 휴장 전인 지난 23일 2.75% 떨어졌다.


최근 3개월 기준 3.52%였던 중국펀드 수익률도 연초 이후(-2.52%)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4.51%에서 –0.04%로 내려앉은 해외주식형 펀드의 하락률을 넘어섰다.


상품별로 보면 ‘KB중국본토A주레버리지증권자투자신탁(주식-파생재간접형)C2 CLAS’는 올해 들어 –17.79%의 수익을 내며 가장 낮은 성적을 기록했다. 이어 ‘삼성KODEXChinaH레버리지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파생형](H)(-16.66)도 마이너스 수익을 피해가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3일 바이러스 여파로 열흘 만에 개장한 중국 증시가 급락하면서 시장 변동성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인 지난달 23일 종가보다 7.72% 하락한 2746.61로 거래를 마쳤다. 이러한 수준의 낙폭은 2015년 이후 처음이다. 선전종합지수는 8.45% 떨어졌다.


중국 증시가 쉬던 춘제 연휴 기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 우려에 글로벌 증시는 이미 크게 하락했다. 이 기간 미국 상장 중국 ETF 및 홍콩 H지수도 각각 8.9%, 6.5% 빠졌다. 따라서 개장 이후 중국 주식시장의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러한 낙폭은 시장에서도 충격적인 수준이라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우려에 따라 중국이 단기적인 경제적 충격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NH투자증권은 생산 저하와 소비 위축의 영향으로 중국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1.5%p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더 큰 폭으로 조정 받을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다.


박인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인민은행이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유동성 공급 정책을 발표했고 추가적으로 지준율 및 금리 인하 등도 우선적으로 시행 가능할 것으로 보여 중국 본토 주식시장이 더 큰 폭으로 조정 받을 가능성은 낮다”면서 “결국 확진자수가 둔화되는 시점이 중요한데 현재 중국 시민의 대응 및 정부 대처를 감안하면 추가 확산보다는 다소 진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또 인프라 혹은 소비촉진 등 추가 부양정책이 발표되면 주가 하방 압력은 점차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과거 사례를 보면 2003년 사스(SARS) 당시 완만하게 늘어나던 감염자수는 4월부터 급증해 5월 중순 고점을 통과하며 한 달이란 시간이 소요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수도 지난달 19일부터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1개월이 고비라고 판단했다.


최설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주식시장은 투자심리 위축에 따른 단기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앞으로 1개월이 고비로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해 보인다”고 짚었다. 최 연구원은 “그러나 앞으로 바이러스 확산이 점차 통제되고 2020년 중요한 한 해 정책당국의 경기부양책까지 강화돼 시장도 진정될 것이란 판단”이라며 “또 2003년 하반기와 달리 지금은 중국이 통화완화 사이클에 있기 때문에 신종 코로나 이후 통화 혹은 재정 긴축으로 시장이 조정 받을 가능성도 낮다”고 진단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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