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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저·K5·GV80 '화제의 신차들'…흥행 변수는 '신종 코로나'


입력 2020.02.09 06:00 수정 2020.02.08 21:37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개소세 환원 불구 연초부터 계약 몰려

신차효과 극대화할 시기에 생산 차질로 고객이탈 우려

K5. ⓒ기아자동차

2018년 7월부터 1년 6개월간 지속됐던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이 올해부터 일몰되면서 자동차 판매가 크게 위축됐지만 주요 신차들은 인기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최근 돌발변수로 등장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신차 효과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1월 완성차 5사의 내수 판매실적은 총 9만9602대로 전년 동월 대비 15.2% 급감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쌍용자동차, 르노삼성 등 4사가 일제히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고, 한국GM이 그나마 지난해 1월 실적이 크게 악화됐던 기저효과로 0.9%의 성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2월에 포함됐던 설 연휴가 올해는 1월에 포함되면서 영업일수가 감소한 부분도 있었지만 1년 6개월간 3.5%로 인하됐던 개소세가 다시 5%로 환원되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된 부분이 컸다.


이런 가운데서도 지난해 말이나 올해 초 출시된 신차들은 인기행진을 거듭하며 ‘없어서 못 파는’ 형편이다.


대표적인 차종이 현대자동차의 준대형 세단 ‘더 뉴 그랜저’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더 뉴 그랜저는 풀체인지(완전변경)가 아닌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임에도 불구, 완전히 새로워진 디자인과 첨단 편의·안전사양으로 큰 인기를 얻으며 주문이 폭주하고 있다.


1월 그랜저 판매는 9350대로, 국내 자동차 전체 판매 1위를 기록했다. 1만3000대 이상이 팔렸던 전월에 비해서는 다소 주춤하지만, 주문이 밀린 상태에서 생산 가능대수를 최대한 뽑아낸 것이라 판매대수는 큰 의미가 없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제네시스 GV80. ⓒ현대자동차

현대차의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의 첫 SUV GV80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지난달 15일 출시돼 실판매일수가 13일에 불과한 가운데서도 347대의 판매실적을 거뒀다. 역시 출시 열흘 만에 2만대의 주문이 들어올 정도로 인기 폭발이다.


지난해 말 출시된 기아자동차 K5도 이달 들어 본격 판매가 이뤄지며 중형 세단 시장을 주름잡고 있다. 1월 판매는 8048대로, 이 시장의 맹주였던 현대차 쏘나타(6423)를 제치고 단숨에 1위를 차지했다. 쏘나타도 지난해 풀체인지가 이뤄져 신차 효과가 지속되고 있지만 K5의 위세를 누르지 못했다.


문제는 신종 코로나 사태에 따른 생산 차질이다. 가뜩이나 생산이 수요를 따르지 못해 증산이 필요한 상황인 가운데 신종 코로나 사태가 불거지며 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현대차는 지난 4일부터 울산 5공장 1라인과 4공장 2라인을 시작으로 가동 중단에 들어갔다. 신종 코로나 사태로 자동차의 신경에 해당하는 핵심 부품인 ‘와이어링 하니스(wiring harness)’를 생산하는 중국 공장들이 휴업에 돌입하면서 부품 공급이 끊긴 데 따른 것이다.


라인별로 와이어링 하니스 재고 상황에 따라 11일까지 가동을 멈춘다는 계획이지만 부품 수급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연장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기아차의 경우 10일 소하리공장과 화성공장, 광주공장 등 전 공장이 휴업에 돌입했고 11일부터는 와이어링 하니스 재고 상황을 감안해 각 공장별로 휴업 지속 또는 재가동을 결정하기로 했다.


그랜저. ⓒ현대자동차

이에 따라 인기 차종을 계약한 소비자들의 출고 대기 시간은 더 길어질 전망이다. 현재 그랜저 출고 대기 대수는 약 4만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대차 충남 아산공장 그랜저 생산라인의 생산능력은 월 9000대에 불과해 대기 기간이 3~4개월에 달한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달 그랜저 증산 논의를 진행하기도 했지만 신종 코로나 사태에 따른 부품 부족으로 아산공장이 7일부터 11일까지 문을 닫으면서 기본 생산량마저 채우지 못할 상황이다.


GV80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2만대를 상회하는 계약물량이 밀려있지만 GV80을 생산하는 울산 2공장의 월 생산 대수는 최대 4000대 수준이다. 여기서는 또 다른 인기 모델인 팰리세이드도 생산되고 있어 물량을 조절하기도 쉽지 않다. 이런 가운데 울산 2공장은 7일부터 10일까지 부품 부족으로 가동을 멈춘다.


기아차 K5도 계약 후 출고까지 2개월 이상 기다려야 하는 인기 모델이다. 기아차 화성 3공장에서 생산되는 K5의 월 생산능력은 6000대에 불과한데, 당장 10일부터 가동 중단이 예정돼 있어 대기 기간은 더 길어질 가능성이 크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차 효과는 초기 3~4개월에 집중되는데, 이 기간에 충분한 물량이 공급되지 않으면 이탈 고객이 발생하기 마련”이라며 “신차 효과를 극대화해야 할 시기에 발생한 생산 차질은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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