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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의 재반격, "조원태 물러나라"…소액주주 표심 움직일까


입력 2020.02.13 18:03 수정 2020.02.13 20:45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김신배·배경태 등 기업인 출신 이사진으로 제안

전자투표 등 기존 제안에 예상가능 범주 '변수'

이달 말 한진칼 이사회서 주총 안건 확정 주목

서울 중구 한진빌딩 전경.ⓒ뉴시스 서울 중구 한진빌딩 전경.ⓒ뉴시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KCGI, 반도건설로 구성된 소위 반(反) 조원태 3자 연합이 대기업 출신 경영인들을 이사진으로 제안하며 재반격에 나섰다.


내달 말 한진그룹 지주회사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조원태 회장과 조 전 부사장간 주주표심 잡기 경쟁이 한층 가열되는 양상이다.


13일 3자연합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태평양에 따르면 한진칼에 제출한 주주제안의 하나로 김신배 포스코 이사회 의장, 배경태 전 삼성전자 부사장, 김치훈 전 대한항공 상무, 함철호 전 티웨이항공 대표이사 등을 사내이사 및 기타 비상무이사로 추천했다.


삼성과 SK 등 대기업 그룹 출신 경영진들과 항공업계 인사들로 경영 전문성을 강조하며 앞서 제안안 전문경영인 제도 도입의 명분을 뒷받침 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이를 통해 현 조원태 회장 중심 경영체제와 명확한 대비를 꾀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또 사외이사로 서윤석 이화여대 교수, 여은정 중앙대학교 경영경제대학 교수, 이형석 수원대학교 공과대학 교수, 구본주 법무법인 사람과 사람 변호사 등을 추천 제안했다. 경제·재무·이공·법률 등 다양한 전문가들로 구성해 그동안 거수기 역할을 해온 사외이사의 면면을 새롭게 혁신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3자연합 측이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모두 구체적인 인물로 제안하면서 진정성을 보다 분명하게 드러낸 셈이다. 앞서 조 회장 측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와 함께 의장의 선출직 전환 등 지배구조 개선과 함께 비수익 자산 매각과 호텔·레저 사업 재편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 것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지다.


조현아 3자연합 측이 한진칼 사내이사로 제안한 인물들. 왼쪽부터 김신배 포스코 이사회 의장, 배경태 전 삼성전자 부사장, 김치훈 전 대한항공 상무, 함철호 전 티웨이항공 대표이사.ⓒ법무법인 태평양 조현아 3자연합 측이 한진칼 사내이사로 제안한 인물들. 왼쪽부터 김신배 포스코 이사회 의장, 배경태 전 삼성전자 부사장, 김치훈 전 대한항공 상무, 함철호 전 티웨이항공 대표이사.ⓒ법무법인 태평양

또 3자연합은 이번 주주제안에서 이사회 중심 경영체제의 확립을 위한 정관 변경 안건, 주주 권익 보호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정관 변경 안건을 제안했다.


우선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 및 사외이사 중 의장 선임과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보상위원회, 거버넌스위원회 등 이사회 내 위원회 설치 의무화, 행 3인으로 제한된 감사위원회 위원 증원 등을 통해 이사회 중심 경영체제 확립하라고 요구했다.


이와함께 전자투표 도입 명시, 이사의 선임시 개별투표 방식 채택 명시, 사외이사 중심의 보상위원회의 의무적 설치 규정으로 정관 개정 등을 제안했다.


이번 주주제안으로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간 경영권 쟁탈전은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한진칼 주총에서는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안건이 다뤄지는데 양측이 이를 위해 소액주주 표심 확보 경쟁을 치열하게 전개하고 있다. 현재 조 회장측이 확보한 한진칼 지분은 33.45%, 조 전 부사장측이 확보한 지분은 31.98%(이상 의결권 유효기준)로 양측의 격차는 1.47%포인트에 불과하다.


이번 주주제안은 3자 연합측이 조 회장측에 재반격한 양상이다. 그동안 조 회장과 갈등을 빚어온 조 전 부사장은 지난달 31일 KCGI·반도건설과 연대를 밝히며 조 회장의 독단적인 경영으로 한진그룹이 심각한 위기를 처했다며 기습을 가했다.


이에 조 회장은 지난 4일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 등 가족의 지지를 이끌어 내며 대응했다. 또 이어 6일과 7일 이어진 대한항공과 한진칼 이사회에서 송현동 호텔 부지와 왕산마리나 등 비수익 자산 매각과 함께 조 전 부사장이 과거 애착을 가졌던 호텔·레저 사업 재편에 나서며 반격을 가했다.


조 회장의 자산 매각과 사업 재편 조치 경영 복귀 기반이 사라질 위기에 처한 조 전 부사장이 이번 주주제안으로 다시 반격한 것이다. 다만 이사회 이사진에 구체적인 인물을 제시한 것 외에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제안들은 이미 나왔거나 예상 가능한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아 소액주주들의 표심을 움직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3자 연합이 이날 한진칼 측에 주주제안을 접수하면서 한진칼은 이달 말이나 내달 초 이사회를 개최하고 주주총회에 올릴 안건을 확정, 의결할 예정이다. 이사회에서 확정되는 안건은 내달 말 주주총회에서 다뤄지게 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제 한진칼 이사회에서 이번 주주제안을 어느 정도 받아들여 주총 안건으로 다룰지가 관심사”라며 “주총 안건별로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다를 수 있는 만큼 고심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한진그룹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한진그룹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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