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공화당·친박신당·한국경제당 '우후죽순'
미래통합당 유력 의원의 합류 가능성은 희박
자유공화당·친박신당·한국경제당 등 4·15 총선을 앞두고 중도보수대통합을 이뤄낸 미래통합당에 반발하는 신당들이 잇따라 대두하고 있지만 '찻잔 속 태풍'에 그칠 전망이다. 경쟁력 있는 통합당 현역 국회의원의 합류 가능성이 희박한데다, 선거연대·후보단일화 가능성도 전무하기 때문이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와 김문수 자유통일당 대표는 3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양당 합당을 선언했다. 이날 한국경제당도 창당을 선언했다. 앞서 홍문종 무소속 의원은 지난달 25일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어 친박신당을 공식 출범하기도 했다.
이날 자유공화당 합당 선언에는 김순례 통합당 의원의 배석이 사전 예고됐으나, 김 의원은 끝내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조원진 대표는 "아무튼 뜻을 같이 하고 있다는 정도로만 말씀드린다"고 했다.
김순례 의원은 비례대표 초선 의원이라 탈당하면 의원직을 상실한다. 통합당이 제명해줄 리도 만무한 상황이다. 한때 '친박(친박근혜)의 맏형'이라 불렸던 8선 서청원 의원이 합류했다지만, 지금으로서는 한 무소속 의원의 가담일 뿐이다.
다른 신당들의 현역 의원 영입 움직임도 벽에 부딪힌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문종 의원은 친박신당 창당을 전후해 다수의 통합당 의원들에게 전화를 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경북 권역의 한 통합당 의원은 "일단 형님이니까 전화는 받아봤다. (공관위) 면접을 보기 전이라 (면접) 보고나서 생각해보겠다고 했다"면서도, 이적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말도 안된다"며 손을 내저었다.
부산·울산·경남 권역의 또다른 통합당 의원도 "(홍문종 의원이) 전화해서 쓸데없는 소리를 하기에 적당히 듣다가 끊었다"고 말했다.
한국경제당은 창당을 주도하는 인물과 평소 연관을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통합당 의원들이 그 관계를 부인하거나 단절하기에 바쁜 상황이다. 부산 지역구의 한 의원은 해당 인사에게 "창당 과정에서 절대로 내 이름이 언급되는 일은 없도록 하라"고 경고했으며, 경남 지역구의 또다른 의원도 이날 한국경제당 측에 전화를 걸어 "관계를 끊겠다"고 강력히 질타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수 핵심지지기반 TK '적전분열 혐오여론' 높아
선거연대 일축…정치생명 연장용으로 전락 우려
신당들에 세(勢)가 붙기가 어려운 이유는 보수 지지층 사이에서 문재인정권의 무능과 실정에 대한 분노가 하늘을 찌를 듯 높아가면서, 적전분열(敵前分裂)에 대한 혐오감도 이에 비례해 높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당들이 '표밭'으로 염두에 두고 있는 대구·경북 권역에서는 '보수분열'에 대한 혐오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경북 지역 정가의 관계자는 "자유공화당 김문수 대표는 지난 총선에서 대구 수성갑에 내려왔다가 김부겸 의원에게 패한 뒤 제대로 인사하는 절차도 없이 대구를 등져, 우리 지역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홍문종 의원 역시 우리 지역 출신도 아니라 한계가 뚜렷하다"고 지적했다.
세가 붙지 않으니 통합당 입장에서도 당연히 선거연대나 후보단일화를 해줘야할 이유가 없다.
자유공화당은 이날 합당선언문에서 미래통합당에 후보단일화를 정식으로 제안했지만, 김형오 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공관위원회의를 마치고나온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공화당인지 뭔지 그런 것에 신경쓸 여력이 없다"며 "다른 나라 이야기 하는 것 같다"고 일축했다.
결국 이들 신당들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하에서 비례대표 최우선 순번을 받을 수 있는 일부 노정객의 정치생명 연장에 악용되는 것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날 합당선언 직후 조원진·김문수 자유공화당 대표와 서청원 상임고문의 지역구 출마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 것은 이 때문이다.
조원진 대표는 "지역구에 출마한다고 이미 선언했다"고 단언했으나, 김문수 대표와 서청원 고문은 분명한 답을 주지 않았다. 특히 한 차례만 더 당선되면 김영삼 전 대통령·김종필 전 국무총리·박준규 전 국회의장과 함께 헌정사상 최다선인 9선 반열에 오르는 서청원 고문은 "통합이 주말에 급격하게 이뤄져 다른 이야기는 할 틈이 없었다"며 "빨리 합당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만 했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