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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도쿄올림픽 '대목' 까지 날릴라…국내 주류업계 '우울'


입력 2020.03.12 07:00 수정 2020.03.11 21:01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글로벌 스포츠 경기 열리는 해엔 매출 상승… 올해 최대 악재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시, 7‧8월 여름 성수기 장사도 '발목' 잡힐까 우려

오비맥주 2018 러시아 월드컵 대규모 거리응원전 ⓒ오비맥주 오비맥주 2018 러시아 월드컵 대규모 거리응원전 ⓒ오비맥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으로 2020 도쿄올림픽의 연기 및 취소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가뜩이나 타격이 큰 국내 주류 업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도쿄올림픽과 유럽축구선수권(유로) 등 글로벌 초대형 스포츠 대회가 예정돼 있는 올해는 업계의 '대목'으로 꼽혀 왔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로 이미 국내외 스포츠 경기 다수가 무관중으로 진행되거나, 중단되고 있다.


지난 8일 일본 SMBC 닛코증권은 "코로나19가 7월까지 확산될 경우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취소 가능성이 높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


SMBC 닛코증권은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이 취소될 경우 7조8000억엔(약 88조1000억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고, 일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4%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도쿄 올림픽은 오는 7월 24일부터 8월 9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일본 정부는 도쿄올림픽 취소나 연기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최근 일본 내 확진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내에서 2년 연기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발언까지 언급되면서 올해 올림픽이 열리지 않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중국, 한국, 일본 등 주로 아시아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던 것에서 벗어나 유럽과 미국, 중동지역까지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올림픽을 연기하거나 취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오비맥주 월드컵 패키지 ⓒ오비맥주 오비맥주 월드컵 패키지 ⓒ오비맥주

국내 주류업체들은 올림픽 연기·취소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주류 시장은 통상적으로 스포츠 행사가 있는 해에 성장세를 보인다. 호프집에 삼삼오오 모여 경기를 보며 술을 마시는 문화 때문이다. 더욱이 도쿄올림픽은 주류업계의 전통적 대목인 7~8월과 맞물려 있고, 일본과 시차도 크지 않기 때문에 어느 올림픽 때보다 기대가 컸다.


실제로 스포츠 행사 개최 따라 국산 맥주의 매출은 큰 폭으로 뛴다. 편의점 CU의 집계를 보면 지난해 6월 대한민국과 우크라이나의 U-20 월드컵 결승전이 열리기 직전인 15일 21시부터 00시까지 국산 맥주의 매출은 전주 대비 77.8% 상승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 국산 맥주가 진열돼 있다. ⓒ하이트진로 서울의 한 대형마트 국산 맥주가 진열돼 있다. ⓒ하이트진로

업계는 코로나19 창궐 이후 올 한해 매출에 대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바이러스 감염 공포로 외출을 자제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상당수의 기업들이 재택근무로 전환하면서 회식이나 모임 등을 취소하는 분위기로 돌아서고 있어서다. 거기에 이런 분위기가 언제 끝날지도 갈수록 불투명 해 지고 있어 불안감을 더한다.


일각에서는 '혼술' 문화가 주류 시장의 공백을 대체했다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매출의 상승 폭은 미미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연일 내림세를 걷고 있는 실적도 고민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매출 2조351억원, 영업이익 882억원을 기록했다. 맥주에서 테라가, 소주에서 진로가 활약한 덕분에 매출은 전년 대비 7.9%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2.4% 감소했으며, 순이익은 적자전환했다.


롯데주류 역시 부진을 피해가진 못했다. 롯데칠성은 지난해 4분기 매출 5200억원, 영업손실 6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6.2%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처음처럼과 클라우드, 피츠를 주력 상품으로 하는 주류 부문의 부진이 치명적이었다. 업계에서는 지난 4분기 롯데주류의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20~30%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버드와이저에 속한 오비맥주는 글로벌 회사로 분기 실적을 공시하지 않지만,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때문에 주류업계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심각하게 보고,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했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스포츠 경기기간 실적이 좋기 때문에 이번 올림픽을 통해 코로나로 인한 매출 부진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며 "하지만 도쿄올림픽 연기‧취소설이 불거져 이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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