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 봉쇄조항 3% 못넘고…호남 중진들 모조리 당선권 밖
손학규 "저희가 제대로 못했다…또다시 진영구도에 휩쓸려"
개표 결과로 이어지면 '원외정당'…당 관계자 "당대표 책임"
원내 3당 교섭단체인 민생당은 21대 총선에서 교섭단체를 목표로 했으나, 지상파 3사 출구조사 결과 21대 총선에서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포함해 한 석도 얻지 못할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여의도 민생당 당사에 마련된 선거상황실에는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과 김정화 대표, 장정숙 원내대표 등이 자리했다. 이날 상황실에 참석한 현역 의원은 장정숙 원내대표가 유일했다.
오후 6시 15분께 지상파 3사 출구조사 발표 직전까진 긴장감과 기대감이 있었지만, 예상 의석수 '0석'으로 발표되면서 이내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손 위원장을 비롯한 민생당 관계자들은 마스크를 끼고 있었지만, 대체로 침통한 표정이었다.
특히 자당 호남 지역구 의원들이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에게 최대 50%p 이상의 격차로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날 때는 "아~" 같은 짧은 탄식이 터져 나왔다.
출구조사에 따르면 6선의 천정배 의원과 정치 9단 박지원 의원을 비롯한 다수의 호남 중진 의원들이 당선권 밖으로 조사됐다. 정당득표도 봉쇄조항 3%를 넘지 못해 한 석도 가져가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총선을 진두지휘했던 손학규 위원장은 이날 "개표 결과가 제대로 나와야 알 수 있겠지만, 출구조사는 실망스럽다"며 "저희가 제대로 하지 못한 것도 있지만 이번 총선은 또다시 커다란 지역구도와 진영구도에 휩쓸렸다"고 말했다.
손 위원장은 "호남에서 저희는 많은 중진 의원들의 당선을 기대했습니다만, 현 상태로는 상당히 비관적이고 수도권에서도 여러 군데 기대했는데 출구조사는 실망스럽다"며 "앞으로 우리나라 정치가 또다시 거대양당의 싸움판 정치로 가지 않을까 큰 걱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우리 정치가 계속 이렇게 좌우 진영 대결과 영호남 지역 대결로 가면 경제도 민생도 안보도 평화도 제 길을 찾지 못할 거라 대단히 염려된다"면서도 "그러나 우리 국민이 이런 아픔을 극복하기 위해 중도 개혁과 실용·민생의 정치를 찾을 거라 기대한다"고 했다.
입장을 밝힌 손 위원장은 충격에 휩싸인 듯 "어휴"라며 깊은 한숨을 쉬기도 했다. 민생당 지도부는 기자들과 별도의 질의응답 없이 자리를 떠났다.
출구조사가 실제 개표 결과로 이어진다면 민생당은 '원내 교섭단체 정당'에서 '원외 정당'으로 전락하게 된다. 한 민생당 관계자는 "비례대표를 신청했던 한 사람으로서 당대표 책임론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비대위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관계자들이 말리는 제스처를 취했다.